[독후감] 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

유영숙 지음

by 염진용

《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독후감


뒤늦은 감이 있는 독후감이다. 작년 6월에 나온 책이니 말이다. 나의 책을 출간하기 전 1월에 이 책을 보게 된 건 브런치 작가님들이 어떻게 책을 내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함이었다. 이 책은 내가 지역서점 바로대출로 도서관에 꽂히게 하였다. 그리고 다시 내가 첫 대출자가 되었다. 책을 이렇게 보는 방법이 무척이나 좋다.



지역 서점 대출에 대하여


예전이 분교 사택-아내가 초등학교 교사이기-에 산적이 있었다. 조그마한 단칸방에 그동안 보아온 책들을 건물 뒤편에 비닐로 막아서 쌓아 놓았는데 폭우로 몇 백 권의 책을 다 흠뻑 적셔서 나의 개인 서가를 만드는 꿈은 포기해야만 했다. 책을 모으기보다 꾸준히 읽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들어 "지역서점 바로대출"을 이용하여 책을 읽어 오고 있다. 물론 기억으로 담아내기에 힘든 책들은 사야 한다. 또 최근에 생긴 습관 중 하나가 유명 작가의 책을 읽기 위하여 지역서점 바로 대출을 이용하던 습관을 그만두고 나의 문우들을 위한 팬심으로 브런치 작가님들의 책을 바로대출제를 활용하여 집중적으로 구독하고 있다.



전국에 1200~1300개 공공도서관이 있다. 이 공공도서관만 잘 활용해도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다. 또한 저같이 출판을 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거래처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책을 부담 없이 돌려가면 읽을 수 있게 만드는 좋은 거래처말이다.


출판사 대표로서 바라본 유영숙 작가님의 책


1.jpg
2.jpg
3.jpg
4.jpg


아내가 초등교사이기에 왠지 선생님들의 글에는 눈길을 자주 주는 편이다. 이 책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채수아 작가님의 책도 아내가 교내 독서마라톤에서 60명이 넘는 선생님들과 겨뤄 당당히 우승을 하고 받은 상이 도서 상품권이었고 이것으로 채수아 작가님의 책-사람을 사랑하는 일-을 사기를 권했다.


글의 시작이 조금은 이상하다.


유미래(유영숙) 작가님의 글에 대한 독후감을 쓰길 해놓고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또 한 분이 더 있다. 역시 교사 출신이신 볕뉘 작가님은 나와 같은 독립출판으로 책을 내시고 계시다.


브런치의 대표적인 교사 출신 작가이신 분들이다. 채수아 작가님은 많은 구독자 수를 자랑하시고, 유미래 작가님은 벌써 책을 3권이나 내셨다. 볕뉘 작가님은 경영인이자 작가로서 활동을 하고 계신다.


이 중에서 직접적인 지원을 해주신 분은 글을 남기고자 하는 '유영숙' 작가님 되시겠다. 거듭 감사합니다!


책은 펼치기 전에 겉표지에 눈길이 먼저 갔다. 나 또한 책을 내는 출판사 대표이기 때문이었다. 책의 표지 앞뒤에 블링블링하게 '에폭시' 후가공을 한 점이 눈에 띄었다. "밝은 성격이시리라!!" 짐작한다.


안쪽의 귀염둥이 손자들의 사진들이다. 물론 7년간 찍었으니 많은 사진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진들을 하나씩 하나씩 모서리들 둥글게 하여 액자로 처리했다. 그 정성은 손주들에 대한 감싸주고 싶은 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 할머니의 정성을 어쩔 거임!! "글자판이 아니라 '정성판'이다."


책을 세 파트로 나누어 읽는 이에게 부담감을 줄이려 하며 가독성을 높이려 하는 세심한 배려 또한 인상적이었다. 거기에 시를 넣어 읽는 재미를 더했다. 푸근한 종이의 질감 또한 인상적이었다.


대개의 경우 페이지는 글씨를 작게 한다. 이유는 책 속에 존재하지만 눈에 거슬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페이지 폰트가 크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독자층이 여성일 테고 나이가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이런 분들에 배려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으로 놀란 것이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길을 거쳤는지 "오타가 없다." 그래서 "대단하다!"를 외치며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출판사는 '미다스북스'다 육아책을 많이 펴낸 곳으로 그 관록을 느낄 수 있었다.


손주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저출산 정책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역시 선생님다운 글이었다. 국가 시스템 안에 있었으니 모두가 관심 가지는 이야기가 당연히 글감이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육아에 대한 글을 쓰고 책을 내려면 이 책이 교과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 책을 펼쳐보세요. 특히 육아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읽으면 편안합니다."



책 속으로 들어가며


요랬던 얘들이 =============================> 요렇게 바뀌었어요. 너무 귀엽지 않나요! ㅎ

6.jpg
7.jpg


P 084 그렇다고 조부모 육아가 다 좋은 건 아니다. 육아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엄마 아빠는 안 된다고 한 것을 할머니는 허락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훈육 방식에서 아이들도 혼란이 올 수 있고 버릇도 나빠질 수 있다.


- "육아는 부모와 조부모와의 팀플이다."


P 105 왕할머니 언제 만나요


나는 살아서 왕할머니가 없었다. 그래서 잠깐 "누가 왕할머니지?" 망설였다. 증조할머니가 왕할머니다.

복 받은 아이들이다. 왕할머니도 있으니... 너희들 할머니에게 잘해야 한다. 왕할머님 오래오래 사세요!


이 책을 잘 못 읽으면 할머니가 아이들하고 논 이야기만 있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분명 아니다.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손주들과 같이한 기록으로,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줄이고 줄여서 썼을 것이 분명하니 "적당하다."라고 할 수 있다.


손자를 돌보며 글로 쓴 가장 많이 보인 단어는 역시 "행복"이었다.


P 132 "할머니, 지하로 다니면 지하철이고, 지상으로 다니면 전철이지요?"라고 작은 손자 연우가 말했다. 똑똑한 손자다.


- "진짜 똑똑한 손자다."


P 144 대부도에 가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포도밭만큼 칼국수 집이 정말 많다. 가리비 칼국수, 백합 칼국수, 해물 칼국수 등 종류도 많다.


- 이 동네에 사는 저로서 몇 가지 메뉴를 덧붙여본다. 우리밀 칼국수, 자가제면 칼국수도 있다. 또한 백합 칼국수를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바지락과 백합 조개가 같이 있는 경우가 많지만, 백합 조개만 들어 있어 먼저 그것을 먹고 나중에 우려진 국물에 면을 넣어 먹는 가게도 있다. 다들 제부도와 대부도 그리고 오이도를 잇는 해안길의 맛집을 투어해 보길 권한다.


P 175 '할머니 자리'의 시 구절에서


마주 앉은 자리에

아빠 앉으려면

"여기 할머니 자리예요."

우리 쌍둥이

할머니랑 밥 먹는 게

좋은가 보다


- 시간이 많이 흘러도 이 사랑 변하지 않을 것이다. 분명!


P 180 "할머니, 8호선 타 보셨어요?"

"할머니는 아직 8호선 타 보지 못했는데."


- 얘들아 나도 아직 못 타봤다. 너희들은 참으로 스케일이 크구나^^

나도 쌍둥이 질문에 깜짝깜짝 놀랐다.


P 204 아들 덕에 제대로 된 마라탕을 먹어 보았다. 넓적 당면이 조금 특이했다.

사골 국물이라 맛은 진했지만 곱창전골이나 부대찌개가 오히려 우리 입맛에 맞았다. 언제 다시 먹어 볼지 모르지만, 또 먹어 볼 기회는 있을 거로 생각한다. 어쩜 오늘 배가 고프지 않아서 덜 맛있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 이 부분은 글은 덜 배고파서가 아니라, 우리 "입맛에 안 맞는다."가 맞는 말일 것이다. 작가님과 나의 음식 취향이 비슷해서 동질감을 느끼며 읽었다.


P 215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초등학교 입학 선물로 만들어 주려고 했던 책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할머니, 우리 이야기 왜 조금만 썼어요? 다음에는 '지우 연우 추억 만들기'로 책 만들어 주세요."라고 하는 게 아닌가.


-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은 작가님의 책 "매일 행복하지 않아도 행복해"(2023)라는 책에 쌍둥이의 이야기가 적다는 불평에셔 시작되었다. "얘들아, 이제는 만족하지!" ^^, "너희들 복도 많다. 할머니께 효도 많이 해야 한다!", "지우, 연우, 준우!!!"



《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를 마무리하며...


이 책은 ‘육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세대를 건너 이어지는 사랑의 기록에 가깝습니다.

평일의 고요한 집에 주말이 되면 작은 발자국 소리가 들어옵니다.
장난감이 굴러다니고, 밥상이 두 번 차려지고, 잠시 잊고 있던 동요가 다시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그 집에는 다시 ‘엄마’가 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할머니입니다!


할머니의 육아는 젊은 부모의 육아와 다릅니다.

급하지 않고, 비교하지 않고, 성장표를 보지 않고, 오직 ‘지금 이 아이들’만을 바라보는 육아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주말이 놀이터지만, 할머니에게는 주말이 인생의 선물입니다.

손주는 자라며 할머니의 무릎에서 세상을 배웁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냄새, 같은 이야기를 수십 번 해도 웃어주는 얼굴, 잠들 때까지 등을 토닥여 주는 손길. 그것은 교육이 아니라 기억으로 남는 사랑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마냥 따뜻하기만 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주말이 지나면 온몸이 쑤시고, 혼자 남은 집은 더 크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다음 주말을 기다리는 이유는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은 육아’가 아니라 ‘힘들어도 놓을 수 없는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말하는 핵심은 이것입니다.


손주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이어가는 일이라는 것.

할머니는 손주에게 시간을 주고, 손주는 할머니에게 다시 삶을 줍니다.

그래서 이 책은 육아서도, 에세이도 아닌 인생에 대한 기록처럼 느껴집니다.

누군가에게는 현재의 이야기이고, 누군가에게는 곧 닥칠 이야기이며, 누군가에게는 이미 지나간, 그래서 더 그리운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마음속에 한 문장이 오래 남습니다.


“주말마다 우리 집에 오는 건 손주가 아니라, 나의 젊은 시절이 다시 오는 것이었다.”


이런 글을 읽을 수 있는 손주들은 이 나라의 동량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글을 마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