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쉰 사이, 세상이 나를 "하차"시켰다

by 스윗퍼시먼

정치를 잠깐 쉬었더니, 세상이 나를 "하차"시켜버렸습니다.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았어요.
"끝났지 뭐" 하는 표정,
"이제 그만해" 하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근데요.
저 그냥 숨 좀 고른 거였거든요.

“지방의원에 누가 관심 있어요?”
이 말을 무심코 흘린 적 있나요?
괜찮아요. 저도 들었으니까.


근데요.

그게 바로 오늘 한국 정치의 민낯이에요.

작은 권력에는 책임이 없다는 착각.
그 착각이 쌓여서,
우리 정치 혐오라는 거대한 기념비를 세우죠.


누가 쌓았을까요?
우리 모두가 조금씩 쌓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너무 커져서 아무도 부수지 못하고 있어요.


진실은 의외로 가까운 데 있습니다.
지방의원은 시민이 가장 자주, 가장 많이, 가장 생생하게 만나는 정치인입니다.
동사무소 민원 하나,
골목길 가로등 하나,
학부모의 눈물 섞인 전화 한 통—
거기서 민심이 만들어지고,
정치 혐오도 자랍니다.


그 작은 자리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내가 앉아 있었던 그 자리는
“정치인”이 아니라 “공감 대리인”이 되는 자리였습니다.
내가 세상의 민원 창구가 되는 자리였습니다.
욕을 먹더라도 그 욕을 가로막아주는 자리였습니다.
말로 설명되지 않는 슬픔과 분노를 받아적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나는 한동안 정치를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렇게 보였을 뿐입니다.

육아에 전념했고,
세상과 잠시 멀어졌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세상을 다시 배우고 있었습니다.
그건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고,
훨씬 조용한 정치였습니다.


육아는 ‘말’이 아니라 ‘존재’로 정치를 한다는 걸 알려줬습니다.
타협도 없고, 로드맵도 없고, 휴가도 없어요.
“다 계획이 있다” 같은 거, 통하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열두 번 계획이 깨집니다.
그 안에서 배우는 건 하나였습니다.

존재를 지키는 힘.

내가 지켜야 할 건 아이의 안전이고,
아이의 기분이고,
아이의 세계입니다.
그건 말로 설득할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내가 거기에 있는지, 없는지가 전부였습니다.


정치는 잠시 쉬어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단절된 게 아니라,
방식이 달라졌을 뿐이었습니다.

나는 육아를 하면서 세상을 다시 설계했습니다.
내가 정치를 한다는 건,
결국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이고,
사람의 감정을 설계하는 일이었습니다.
말보다 표정을 보고,
논리보다 울음을 읽는 일.
그게 정치의 본질 아닐까요.


육아는 ‘정치의 극단적 버전’입니다.
관심은 적고, 책임은 크고, 보상은 없어요.
그런데 하다 보면 생기는 게 하나 있습니다.

품위.

말이 막혀도 품위를 잃지 않으려 애쓰는 힘.
내가 상대를 내 뜻대로 못 바꾸더라도
존재를 인정하고 기다리는 품격.
그건 누구도 쉽게 배우지 못합니다.
아이에게 배우고,
시민에게 배우고,
끝없이 배우는 것.

나는 권력보다 품격을 기준으로 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말의 품격을 내 자리에 세우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권력보다 품격을,
힘보다 관계를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말의 품격을 내 자리에 세우고,
사람의 마음을 복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작은 자리는 작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볍게 여긴 그 자리에서
가장 무거운 마음이 시작됩니다.
그 마음이 무너지면 정치도 무너집니다.
그 마음을 지킬 수 있을 때,
정치가 다시 설 수 있습니다.


오늘도 나는

사람 마음의 길을 읽는 연습을 합니다.

나에게도, 그리고 당신에게도

이 질문을 남기고 싶습니다.

“우리는 어떤 말을 남기며 살고 있나요?”


정치는 사실 그거면 충분합니다.
아주 작은 자리라도
마음을 듣는 귀,
품위를 지키는 말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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