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발로 읽는 책

by 스윗퍼시먼

이리도 신기한 게 많을까 싶습니다.

하루 종일, 여기저기, 두리번두리번, 두려움이란 태초부터 인간에게는 없었던 것이 확실합니다.

모험과 스릴을 즐기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본디 타고난 인간의 본성이었음을 엄마는 아기를 보고 알았습니다.

그럼 엄마의 두려움과 걱정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요?

인간에게 학습이란 이런 것을 더욱 없애주고 슬기롭게 대처하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렇다면 엄마의 학습 상태는 스스로 진단하건대 일도 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바로 학습 불량 상태라고 진단합니다.


아기는 그런 엄마의 마음 상태나 머릿속은 아랑곳하지 않고 태초의 모험심과 호기심을 발동해가며 오늘도 나아갑니다.

목적지가 어디인지 무엇 때문인지 학습 불량이라 스스로 판단한 엄마에게는 그저 신기합니다.


또 새로운 것을 발견한 모양새입니다.

눈빛에 레이저 빛이 한번 번쩍 스쳤습니다.

머리의 방향이 무언가를 감지한 듯이 한 곳을 향해있습니다.

손과 발에 동시에 힘이 바짝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빠를 수가 없습니다.

막무가내 돌진처럼 보이는 엄마는 되레 염려스러울 정도의 속도감에 당황합니다.


"엄마 이거다 싶을 때는 일단 해봐야 알아요"


하고 거침없음에 엄마는 뜨끔합니다.

무언가를 성취해 냈는지 엄마에게 자랑이라도 하는 듯이 고개를 휘익 돌려 엄마를 봅니다.


"알겠어! 이제 알아냈어!

제 손과 제 발로 알아냈다구요!"

도무지 알아차릴 수 없는 엄마는 어리둥절하지만 이내 아기가 만족해하면 안도해합니다.


"인생은 이렇게 손과 발로 읽는 책이에요.

요즘은 너무 눈으로만 세상을 알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코로나 시대이니 어쩔 수 없겠지요?

그래도.... 본디 인생의 길은 스스로가 해보지 않고는 진실로 진정을 깨닫기 어려워요. "


엄마는 또 잠시 생각에 빠집니다.

그 책이라는 것도 스스로 하기 위한 도구였습니다.


"엄마! 너무 머리에만 담으려고 애쓰지 말아요. 그냥 확 해버리세요~"


그랬습니다.

엄마의 두려움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마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그 마음을 졸이며 책을 보고, 검색을 해 뒤져보고, 유튜브를 보고

두려움을 이기려고 나름의 노력을 합니다.

금방 해소되지 않습니다.


"덩! 쿵! 쿠 우! 으~~~ 앙!"


그저 앞으로 앞으로 힘차게만 돌진하다 제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입을 그만 박아버렸습니다.

서럽다는 듯 소리 내어 울어버립니다.

엄마의 두려움이 바로 눈앞에 생생 펼쳐졌습니다.


" 괜찮아? 괜찮지?, 바 봐~ 조심해야지 그러게 너무 돌진했어~"


연신 엄마도 같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다그치며 살펴봅니다.

금세 뚝 그치며 언제 아팠냐듯이 눈을 찡끗합니다. 그러더니 금방 스윽 웃으며 머쓱해합니다.

그러고는 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돌진할 태세를 갖춥니다.


엄마는 이제야 깨닫습니다.

본디 인간은 몸으로 읽고 느껴야 그 진실로 진정을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두려움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네발로 한두 걸음 나아가다 뒤돌아 서서 엄마에게 눈인사를 합니다.

아직 네발로 책 읽기를 멈출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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