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르는 숲을 읽고
** 경고: 이 글에는 "나를 부르는 숲"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책을 재밌게 읽고 싶으신 분들은 책을 읽고 이 글을 보시길 바랍니다.
금요일 밤 10시, 술마시고 놀자는 카톡을 뒤로한 채 사무실에서 서류를 뒤지고 있다. 제기랄! 또 야근이다!! 그것도 금요일 밤마다... 불금은 네스호의 괴물과 같은 것인가. 있다고는 들었는데 직접 체험할 수가 없다. 밤 12시, 집에 오니 아내와 자식들은 이미 자고 있다. 그렇다 야근에 지친 내가 감정적으로 위로받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무너진 것이다. 그냥 자기 좀 그래서 인터넷을 찾다가 이색여행에 대한 정보를 찾게 된다. 그리고 그는 그의 오른편에 있는 트래킹 장비를 보게 된다. 당장이라도 사표를 쓰고 산을 타고 싶어진다.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은 빌 브라이슨과 그의 친구가 3300 km나 되는 애팔래치아 산맥 트래킹 코스를 종주하는 이야기이다. 그의 친구는 카츠라고 불리우는데 책을 통해서 살펴보면, 뚱뚱하고 불평불만이 많아서 산행과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가 그려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점을 나누면 아래와 같다.
1. 평범해 보이는 여행(인생)도 얼마든지 특별해 질 수 있다.
“나를부르는 숲”에서 벌어지는 사건 자체는 별로 재미가 없지만, 빌브라이슨의 입담이 이 책을 살리고 있다. 여행기를 보면 빌 브라이슨과 친구는 계속 걷는다. 걷고 또 걷는다. 트래킹 도중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잠시 동안같이 다니다가 헤어진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또 만나고 또 헤어진다.이게 나를 부르는 숲의 전체적인 줄거리이다. 참고로 책 표지에 있는 곰은 만난 적도 없다! 그렇다고 중간에 만난 사람들이 아주 특이한 사람들도 아니고, 충분히 여행하다 만날 법한 사람들이다. (“굳이 이 책을 400쪽넘게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빌 브라이슨의 표현이 이 책에 흥미를 더해주는 감초 같은 역할을 한다. 곰을만나진 않았지만,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는 동물을 곰 같이 묘사함으로써 독자들이 빌 브라이슨이 곰을만난 것처럼 느끼게 된다. 뿐만 아니라 여행 도중에 만난 특이한 여성을 골탕먹이는 모습은 독자로 하여금주인공의 입장이 되어 그 행위를 한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이를 우리한테 적용해보면, 우리가 남들이 다 가본 유명한 곳을 여행했더라도 (혹은 평범하게 살았더라도), 우리의 표현에 따라 얼마든지 나만의 여행지가 (나만의특별한 인생) 될 수 있다.
2. 내가 결정하는 성공과 실패
결과적으로, 빌 브라이슨과 그 친구들은 애팔래치아 산맥 종주에 실패하고 도중에 하산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들의 산맥 종주는 실패라고 할 수 있는가? 빌 브라이슨은 애팔래치아 산맥을 종주하지는 못했지만, 종주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사건들을자신의 배경지식과 표현력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으며, 많은 독자들이 구매를 통해 화답하고 있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산행을 마치면서 빌 브라이슨이
우리는 애팔래치아 산맥을 걸었다. 그 누가 뭐래도
라고 하였다. 이는 자신이 산행을 통해서 충분히 경험하고 생각한 것이 있으니, “끝까지 가지 못했다고 남들이 뭐라고 해도” 빌 브라이슨 자신은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쯤에서 질문을 던져보면, 여러분은 책을 왜 읽는가? 전체적인 이야기 파악을 위해서? 무언가를 생각해보기 위해서? 전체적인 이야기 파악을 위해 책을 읽는 사람은 책을 다 읽어서 이야기 파악을 해야 성공적으로 책을 읽었다고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생각해보기 위해서 책을 읽는 사람은 책을 다 읽는 것보다 1/10 밖에 읽지 못했더라도, 거기서 깊게 생각해볼 내용을 찾아서내 자신에게 적용해 보는 것을 그냥 책을 다 읽는 것 보다 더 성공적인 독서라고 여길 것이다. 다른질문을 해 보면, 여러분은 공부는 왜 하고, 일은 왜 하는가? 그 어떤 이유라도 좋다. 이유가 분명하고 뒷받침할실행력만 있다면,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여러분만의 성공과 실패를 만들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