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글 공모전>
2025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기념
저작권 글 공모전 (응모부문_시)
제목: 내 친구의 친구 이야기
作 진작(김원식)
분통 터져 못살겠다던 친구가 집밖으로 나왔다.
씩씩-거리며 한풀이를 하고 나니 시원해졌는지 이내 깊은 한숨을 내뱉는다.
심해보다 깊은 한숨을 끝으로, 맞는 게 하나도 없다며 툴툴-거리며 집으로 돌아갔다.
분유통에 들어갈 물온도 하나로 시작된 싸움이 어쩌다 죽고살고의 문제까지 가게 된 것일까.
함께 만들어 낳은 아이는 전쟁의 서막이 본인의 식사때문인걸 아는지 모르는지
쌩글쌩글- 웃어 보이며 서로에게 평화협정을 강요하는데,
어찌 악수하지 않을 수 없겠는가.
그렇게 잡은 손 안에서 계절이 계절로. 또다시 계절로.
분통 터져 못살겠다던 친구의 자식이 회사밖으로 나왔다.
씩씩-거리며 욕 한 바가지 하고 나니 개운해졌는지 이내 짧은 한숨에 소주 한잔 삼켜낸다.
얼큰하게 취한 발장단에, 엇박으로 누른 비밀번호소리.
잘못 찾아온 아침에 놀랠 동네사람들을 위해 벌컥-문을 열고 벌컥 꿀물 한잔 맥여본다.
인상 깊은 면접에 감동받았다며 가족 같이 생각하며 일하라 그랬다고 툴툴-
여기저기 이동하며 떠돌아다니니 이젠 누구인지, 누구 것인지 모르겠다고 툴툴-
넋두리 마냥 주절주절- 소주가 세상에서 가장 쓰디쓴소리를 내뱉다 잠이 든다.
친구는 다 큰 자식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내가 만든 것이기에 내 것이니 내 것에게 함부로 대하지 말아 달라고.'
듣는 이 없는 방에서 혼잣말로 소망을 말해 본다.
그렇게 뱉은 말 안에서 계절이 계절로. 또다시 계절로.
소망이 이루어 지길 바라보는 내 친구.
아, 내 친구의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