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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어라. : 쉬고 있다.

넷플릭스 리미티드 시리즈 [ 숨 쉬어라]

by 진작

모든 게 마냥 귀찮은 하루가 있다.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좋아하던 것도 그냥저냥. 마냥 하던 일도 왜 하고 있는지 의문조차 들지 않는 그런 하루. 나태가 찾아온 것인지 무료가 찾아온 것인지. 공짜로 찾아오는 이 하루는 분명 후회할 하루 중 하나일걸 알면서도 무심코 정신 차리려 노력하지 않게 된다.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무책임이며 나의 무관심이다. 그럼에도 숨을 쉬고 있다니. 이런 하루에도 나는 살고 있었다.

그저 살아있음에 감사한 하루 일뿐. 귀찮은 하루는 없었다. 이것을 나는 정신승리라고 한다. 이겼다!




어쩌다 우연하게 알게 된 드라마. 넷플릭스 리미티드 시리즈 <숨 쉬어라>를 정주행 하고 나서 기억하고 싶어 기록한다. 단순한 재난상황에 놓인 주인공의 이야기로 보기에는 다소 잔잔하고 희미한 울림이 이어진다고나 할까? 그래도 나에겐 '호'에 가까운 드라마.


ggg.jpg 넷플릭스 <숨 쉬어라>


6부작에 편당 그리 길지 않은 런타임. 만족스러웠다. 언젠가부터 서서히 긴 호흡과 긴 시간의 드라마는 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의식적으로 가끔은 긴 호흡의 드라마나 영화를 찾아보려 한다. 짧은 시간에 느끼는 만족을 최대한 멀리하고 싶기에. 자고로 인생은 길다. 하루도 무려 24시간이나 주어지는걸.


외딴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혼자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이 지난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며 스스로를 찾아가고 용서하는 시간들을 보여준다. 이런 장면에서 나 스스로에게 대입하여 잔잔하게 울림이 있는 장면이 여럿 있었다. 그리고 영상에서 보여주는 개인적인 취향저격을 하는 미장센들과 장면연출.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나에게는 나와 취향이 비슷한 이들에게 감히 추천해 줄 만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근데 내 취향이 뭔지 어찌 알...? 지금까지 모든 글들을 정독하...시... (이것을 영업. 또는 홍보,광고, 등등)


Anyway-


xxqqq.jpg 넷플릭스 <숨 쉬어라>


수영을 할 수 있게 된 게 다행이라 느낄 정도로 작품에서 물이 적지 않게 나온다. 대자연속에 존재하는 물은 내가 수영장에서 마주하는 물과는 차원이 달랐고, 나도 만약 저렇게 고립된다면?이라는 상상을 계속하게 된다.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경이로운 자연은 늘 숨을 쉬고 있었고, 주인공의 입장에서 바라본 자연은 늘 냉혹하고 막막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상상은 늘 재미를 불러일으키지만 그 끝엔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에 꽈당-

언젠가는 이루어질 거란 다짐으로 툴툴- 털고 일어나지만 상상은 언제나 달콤 쌉싸름(?) 하다.



gggqsa.jpg 넷플릭스 <숨 쉬어라>


만약.

지난 자신의 오랜 과거에 묶여 있다거나.

스스로가 상처받기 두려워 온몸에 갑옷을 두르고 지내고 있다거나.

하물며 언제나 날이 서 있다거나.


혹시.

대자연을 좋아한다거나.

수영을 하고 있다거나.

생존하는 방법을 잘 안다거나.


그리고.

숨을 쉬는 게 당연하단 걸 이제 막 인지했다거나.


나는 조용히 추천하는 바이다. 조용히-아주 조용히-

나는 시끄럽게 담아둘 것이다. 들숨날숨- 보여주듯-




수영이나 러닝을 하다 보면,
호흡법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허허- 참나
그냥 쉬면 되는 것을.

고민한 내가 머쓱해지네-
머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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