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 좋네

이사완료인증서

by 진작

새로운 곳을 둘러보는 재미는 나름 쏠쏠하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낯설다는 느낌이 재미로 다가오는 독특한 감정이다. 이 느낌과 기분은 제법 긍정적이며, 가끔은 삶에 필요한 에너지인 것 같다.

올해의 시작이 에너지로 가득 차 있는 느낌이다. 출발선에 서 있는 기분 또한 나름 재미있다. 쏠쏠하다보다 조금 더 강한 표한 이 어울리지만 소소하고 소박하게 표현하고자 한다. 늘 삶이 자연스러웠으면 좋겠어서.




정들었던 동네를 떠나 이사를 하게 되었다.


집중하기 힘든 연말과 정신없는 연초를 지나고 나니 나의 보금자리는 처음 와본 동네에 있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하고 있지만 아직도 모르는 길과 모르는 가게들 등등 모르는 것투성이다. 그럼에도 서서히 알아가는 것들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수영장이 가깝고, 러닝을 할 수 있는 천이 흐르는 길이 아주 길에 이어져있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오르막이 심하게 있지만 운동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집에는 리모델링 한지 얼마 안 된 샷시와 문. 이 전의 집보다 작아졌지만 있을 공간은 충분한 집. 나는 이 집에 몇 년을 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빠르게 친해지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이별을 상상하지 못할 연애초반처럼.


천을 따라 감성충만한 카페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고, 먹을 것도 생각보다 많다. 북적이는 시장도 있고 마트도 가깝다. 이 모든 것들을 장점으로 생각하고 바라보니 동네에 대한 애착이 쉽고 빠르게 올라간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아쉬워해서 달라질 게 있는가. 난 이미 이사를 왔으며, 전에 살던 집과 아름답게 이별했고 살던 동안의 아름답고 다양했던 추억들을 버리고 담고를 반복하며 고이고이 이 집으로 모셔온 것이다.


살아가면서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그날의 기분, 그날의 상태가 달라지는 것 같다. 요즘 느끼는 바이다.

결국 내가 선택하고 결정해서 살아갈 수 있는 날들이 이렇게 많은 것을. 매번 알면서도 잊어버리고 잃어버린 채 살아간 지난날들에 대해 후회하기 마련이다. 이 역시나 반복이겠지만 오늘은 나를 바라보려 한다.


정신없었다는 핑계로 써 내려가던 글들을 미뤘던 지난날이 아쉽지만 지나간 건 손 흔들고 보내줘야지.


흐린 날에 써 내려간 이 짧은 글을 나는 지금 밝은 기분으로 쓰고 있다. 그리고 이 글은 이렇게 짧게 끝나지만 쓰기 위해 움직였던 손가락과 뇌에 수고함을 달래주며 이제야 이사완료인증서 같은 글을 박재한다. 꾸욱-




이것도 있고 저것도 있고
우와-
저것도 있고 이것도 있네
와우-
생각보다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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