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락몽?

by 진작
*악몽
: 1. 불길하고 무서운 꿈.
: 2. 차라리 꿈이었으면 싶은 끔찍한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어린 시절,

즐겨(?) 꾸던 악몽이 있었다.

굳이 즐기려 했던 건 아닌데,

계속 꾸다 보니 (악) 몽인지 (락) 몽인지

구분을 짓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처음부터 악몽이라 불렀기에

계속해서 그 꿈의 제목악몽이었다.

악몽은 성인 되어서 조금씩 상영 횟수를 줄여갔고

어느새 기억에서 조차 희미할 정도로 지워지고 있었다.

악몽이었다는 제목의 기억만 남긴 채.




좋은 꿈을 꾸거나

나쁜 꿈을 꾸거나

인상 깊었다면,

인터넷으로 꿈 해몽을 해본다.

대게 좋은 꿈이었다면

장르를 불문하고 그저 로또에 의미를 붙이고는

곧장 달려가 6개의 숫자에 꿈의 영혼을 담곤 했었다.




어디서 주워들은 바로는

꿈을 꾸지 않았다는 게 숙면의 판가름이라던데.


기분에게 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었다.

기뻐도 슬퍼도 잠은 잘 들었다.

불면이라는 건,

나와는 거리가 조금은 멀리 있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




아주 가끔 한 번씩 찾아오는 불면증에 대처하는 나름의 방법을 습득하고 있었다.


정자세로 누워 천장에 시선을 살포시- 꽂는다.

그리고 눈에 힘을 풀고 가만히 바라본다.

눈에 보이는 게 점점 검은 먹구름이 몰려오는 듯한 것처럼 눈이 감긴다.

그렇게 잠이 든다.


요 며칠 이 방법은 통.하.지 않.았.다.


세상은 발전하고

우린 그 발전에 발맞춰 간다.


불면증도 발전하고

그에 대처하는 방법도 발전해야 하는 것인가 보다.


2021년 산 불면증에

1900년대 유통기한이 훌쩍- 지난 약을 쓰고 있었다니.


뜬 눈으로 아침과 인사하는 날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게

뭔가 전혀 나답지 않았다.


잠이 보약이거늘.

나는 쓰디쓴 보약을 잘 먹는 편인데,

잠은 왜 자꾸 뱉어내는 건지.


요즘 시달리는 몇 가지 악몽을 굳이 해몽하지 않고

잊으려고 노력했다.

바쁘게 찍어대는 악몽

매일 같은 상영관에서 다른 영화를 틀어주는 듯하다.


불면과 악몽의 밀접한 관계에 대해 생각해봤다.

불면이 이어지고,

겨우 잠깐 잠드는 순간에도 단편영화처럼 나오는 악몽이 보기 싫어,

불면이 심해지는 건 아닐까.


혹은?


나도 모르는 나의 고민거리가 있는 것일까.

고민이야,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다.

그걸 주절주절-떠들어 보자면, 밤새 떠들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나만 힘든 세상이 아니라는 강한 관념이

떠들 수 있는 입을 틀어막곤 한다.


단순히 불길하고 무서운 꿈.

끔찍한 상황을 비유해서 하는 말.


악몽이란 무섭고 끔찍한 부정적 단어들이 꼬리표처럼 붙어있다.

어쩌겠는가.

뜻이 그러한걸.


무엇보다 정신승리가 필요한 것 같았다.

락몽.

은 꿈일 뿐.

즐기면 그만인 것을.


꿈을 꿀 수 있는 잠을 청할 수 있었다는 것에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더 이상 악몽에 불면을 끼워 맞추고 싶지 않아 졌다.



기필코 승리하리라.

불면에게 선전포고 한다.



*락몽
:1. 즐겁고 행복한 꿈.
:2. 잠들었기에 가능 한 세상. 그래서 고마운 시간.


Welcome to the world of 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