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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작 Dec 13. 2021

반려점

필력의 결과

*반려점(네이버 웹소설)
: 몸에 있는 점이 말을 한다. 그리고 능력까지...



옛날 옛적.

호랑이가 멸종 위기에 처해있었기에 호랑이의 건강을 생각해서 어른들이 편하게 길이나 차에서 마구마구 담배 피워 없애던 시절.

그 후 호랑이가 담배 피는 시절은 기억에서 조차 잊혀지고 있었다.

인간의 승리다.


어쨌든-

그 시절.

인터넷 소설이 인기몰이를 하던 적이 있었다.


달달하다 못해 과다 섭취까지 할 수 있었던 그 당시 인터넷 소설은 소설책과 거리가 멀었던 나 조차도 단 며칠 만에

완독을 했을 만큼의 유행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런 소설의 인기를 몰아 나도 어린 마음에 연재를 했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웃긴 과거다.

오랜 나의 친구들에게도 말만 하면 웃음이 나오는 꾀나 우스꽝스러운 추억 중 하나이다.


청남방과 +A


기억이 흐릿하지만 내용은 단순했다.


잘 나가는 학생과 공부 잘하는 학생을 둔,

여러 명의 묘한 사랑이야기.


지금 생각해도 뻔하디 뻔하지만,

친구들에게 나름의 재미를 주는 듯하여

신나게 휘갈기며 썼던 것 같다.


시간이 많이 지나

어쩌다 올해 인터넷 소설을 연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력을 늘려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꾸준하게 무언가를 오래 하는 것에는 자신 있었고,

남들보다 상상력 하나는 풍부하다고 자부했기에.

패기롭게 네이버 웹소설에 연재를 시작했다.


네이버 웹소설의 시스템은 그러했다.


1. 작가 신청

2. 챌린지리그 연재 시작.

3. 일정 순위를 몇 주간 유지하면 베스트 리그로 승격.

4. 그 이후 네이버에 관심을 받게 되면 정식 연재?


어차피 4번까지 가기란...

글만 좋다고만 되는 건 아닐 거란 생각이 지배적이었기에,

패스-


챌린지 리그로 시작한 소설은

친구들의 추천과 지속적이 관심으로 베스트 리그까지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베스트 리그부터는 유료 연재로 신청할 수 있었지만 굳이 하지 않았다. 할 이유가 없었다. 친구들 몇 명만 봐주는 상황에서 유료로 바꾸기엔, 친구들한테 돈 달라는 격이라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 친구들의 관심도 사라지고 있을 무렵에도

나는 묵묵히 연재 날짜를 지켜가며 올리고 있었다.

6월에 쓰기 시작해서 12월까지.


오늘.

마지막 회를 올리고 나니 기분이 묘하다.

고작이라면 고작인 6개월간의 나 홀로 연재이긴 하지만,

스스로 세운 목표에 흐트러짐 없이 이루어 냈다는 게 자랑스럽기도 했다.


반려점.

점이 말을 한다. 그리고 그 말 하는 점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능력이 있다?

신선하지 않은가? (아님말고.)


시즌2를 써볼까도 생각했지만,

더 이상 아무도 읽지 않는 소설에 애착을 주고 이어가자니

반려점에게도 미안했다.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2022년의 계획에 반려점 2는

잠시 내 노트에만 저장되는 걸로 하겠다. 본업만큼이나 글쓰기가 재밌는 나로서는 새해 계획에 슬그머니- 또 다른 재미를 추가해보고 싶어졌다. 구체화 하진 않았지만 체계화시킬 필요는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2021년 중 하나가 마무리가 되었다.



나만 즐겨 쓰고 즐겨보던 나의 웹소설(반려점)에게 안녕을 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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