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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작 Feb 11. 2022

중요한 것

입춘+7

2022년 2월 4일.

입춘.

24절기 중 을 알리는 절기.

추운 겨울이 끝나가고 있음이 느껴지는 날이다.

물론 일주일 전으로 돌려 생각해보면

그날은 그다지 따뜻하지 않았었던 것 같다.


입춘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추웠던 날이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오늘.

비로소 진정한 이 노크를 하는 소리가 들리는 날인 듯하다.

활짝 열지는 않았지만 미세하게나마 느껴지는 바람의 촉감이나 햇살의 온도가 식전 애피타이저 같은 설렘을 준다.


아침 운동을 하기 위해 산으로 오르는 첫발을 내딛는 순간 느꼈다.




어?

푹신푹신하다?




땅이 녹고 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맑은 하늘을 제쳐두고 잠시 땅을 보고 걷기 시작했다.

꽁꽁- 얼어있던 땅이 스르륵- 녹았을 때 느껴지는

이 쿠션감은 모 기업의 신발이 주는 에어만큼이나 포근하다.


오히려 그를 능가하는 듯.


정확히 일주일이 지난 오늘.

땅을 지그시 밟으며 걷다 보니 알게 되는 봄의 시작.

입춘+7 이 되고 나서야 옷소매에 숨겨놓았던 손을 내밀고 힘차게 걸을 수 있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조금 기분이 좋았다.


2022년의 24절기는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야 느껴지려나보다.

언제나, 어디서나 맞아떨어지는 것은 없을 것이고

굳이 맞지 않아도 된다.

그저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


3월 5일. 개구리가 잠에서 깬다는 경칩.

개구리는 5일에 깰까. 12일에 깰까.

중요한 건 오고 가는 것이라 말했음에도

문득 궁금한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아직 많이 남은 오늘의 시간이지만,

오늘을 일찍이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발로 봄을 느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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