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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작 Apr 13. 2022

전시장이 어색한 사람의 갈피 못 잡은 후기

시몬스침대 공장

지역 특성상 과거 '공업도시'라고 불리던 나의 고향에는 크고 작은 공장들을 쉽게 볼 수가 있었다.



며칠 전 친한 동생이 고향에서 출장 겸 올라왔었다. 뜬금없이 경기도 이천에 있는 시몬스 공장을 가보자는 말을 하길래 대뜸 물었다.


"침대 사게?"


참, 1차원 적인 질문이었다.


어느 누구가 침대를 사러 공장을 직접 간단 말인가. 말해놓고 뒤돌아 보니 나의 질문은 생각보다 우스웠다.

그곳에는 전시장부터 카페까지. 이것저것들이 있다고 했다.

카페? 그래 맞다. 나는 카페를 좋아한다. 마침 날도 좋았고, 원래 잡혀있던 공연 연습도 저녁이었기에 여유를 만끽해볼까 싶어 흔쾌히 동행하기로 했다.


눈에 들어온 시몬스 공장은 감탄을 자아냈다.

이건 어디까지나 취향일 텐데, 나를 정확히 저격한 듯했다. 반듯하고 깔끔함. 그리고 뭔가 공장답지 않게 조용하고 안전해 보이는 느낌까지. 멍-하니 바라보기에도 좋았다.


'갖고 싶다. 저 공장.................'


전시장에서 바라 본 <시몬스 공장>

 


물론 공장 안으로 들어갈 순 없다.

취직을 한다면 모를까.


아쉬움을 뒤로한 채 전시장을 둘러봤다.

<시몬스 침대> 전시장


심플하고 깔끔하고...

그리고............... 그냥 좋았다?


사실 나는 전시에 대해 아직 어색하고 무지하다. 그렇기에 미술 전시나 박물관을 둘러보고 난 뒤 그 기분을 글로 옮겨 적는 게 서툴다. 유독 이러한 분류의 글을 써 내려가는 것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쓰고 지우 고를 반복하는 나답지 않는 타임슬립을 하고 있다. 그래서 사진으로 대처하련다.


 

<시몬스 전시장> 벽면에 있는 '멍'

침대는 과학이라 말하는 회사도 있고,

계란도 올리고, 귤도 떨어뜨리고, 자고 있는 사람 옆에서 있는 힘껏 점프도 하고.

침대가 주는 편안함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요즘.

침대생활보단 바닥 생활을 하고 있는 나 조차도 침대가 사고 싶었다.


시몬스는 편안함을 만드는 곳조차 편안하게 보이는 센스를 갖춘 듯했다.

아, 느낀 건 참 많은데 옮겨 적기 힘들다.

주제 따라가는 걸까.

이 짧은 글을 쓰는데 몇 번의 멍을 때렸는지-




천천히 걸어 다니며 어색한 팔을 곱디곱게 옆구리에 끼고 몇 번의 고개 끄덕임으로 조금씩 전시에 적응 해나가 봐야겠다.



시몬스 침대를 사면
그 위에 누워 공장 사진을 다시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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