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작 Apr 26. 2022

박수받아도 되는 것인지

주말 하루 2회 공연이 지나갔다

평일은 1회.

주말은 2회.

단 1회 차의 차이이지만, 하루에 2회 공연을 한다는 건 이상하리 만큼 미묘한 차이를 느끼게 해 준다.


같은 대본에 같은 무대, 같은 배우임에도 공연은 매번 다르게 나온다.

매력이라면 매력일 수 있고, 1회 2회 공연의 차이가 느껴졌다면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다. 현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그걸 매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짧은 공연임에도 주말이 껴있었던 일정 속에 2회 공연은 당연했다.


이번 공연 특성상, 영상과 조명 그리고 음향의 타이밍이 중요했다. 핑계라면 핑계일 수 있겠지만 촉박한 시간 속에 배우 이외의 다른 요소들의 준비과정이 녹녹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그걸 핑계라고 생각하고 위안 삼지 않으려 한다.


그럼에도 첫 공은 무사히 끝났었던 것 같다.

문제의 주말 2회 공연이 다가왔었다. 리허설 때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들이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불길한 예감은 현실로 다가왔다. 토요일 2회 공연 때 우려했던 실수들이 다 일어난 것이다. 거짓말처럼 한 회의 공연에 모든 실수들이.


'인생 참-'  (재밌구먼.)


음향부터 영상까지.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 때 관객분들이 쳐주던 박수가 어떤 의미였을까. 집에 돌아와 한참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대부분의 그 회차의 관객들은 배우들의 지인이 대다수였다.


'각자 배우들이 설명했겠지.'

'실수의 과정부터 결말까지.'


어디까지나 스스로의 위안일 뿐. 그러한 상황조차 속상했다.

속상하고 속상했다. 속상하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할 정도로 속상했다.

동생들에게는 다음에 더 잘하자고 넘어가긴 했으나, 빠져버린 힘을 붙잡고 집까지 오는 길이 매우 힘겨웠었다. 메이크업을 지우고 잠들기 전까지 지난 공연들을 되풀이해본다. 나의 연기는 어땠는지. 박수받아도 되는 것인지. 그렇게 잡생각들이 두리둥실 떠다니다 그것들을 잡으려 손을 뻗으려다 힘없이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무릎에서 피가 응어리져 있었고, 통증이 느껴졌다.


못 걸을 정도는 아니었으니 패스-

(통증에 관대한 편.)


'치열했구나. 토요일......'


무릎 마사지를 하면서 멍하니 있다 보니 잠들기 전 잡지 못했던 잡생각들이 아직 내 주변을 떠다니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들을 또다시 잡으려 뻗는 손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훠이훠이- 휘져으며 잡기보단 흩날리기를 선택했다.


일요일 2회 공연.

공연 전, 다시는 속상한 공연을 하고 싶지 않아서, 배우들과 음향, 영상 호흡을 철저하게 연습하고 연습해서 공연에 올라갔다.


어땠을까...?

괜찮았을까...?


완벽하고 싶었는데, 완벽했을 것 같진 않았다.

커튼콜에 받는 박수. 받아도 되는 것일까. 줄곳 해오던 커튼콜 박수에 대해 심오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오늘도 그 시간 속에 살고 있다.


일단, 나는 오늘도 박수받으러 간다.



「감사합니다!!」
더 성장하자!
열려라 성장판아-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 시국에 공연1일차 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