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노트에 적은 것을 약간의 수정을 거쳐 이곳에 옮깁니다.]
(여기저기 이런저런 낙서가 적혀 있다.)
내 목표가 뭘까.. 무엇을 해야 할까?
1.
하던 대로 하면 된다. but 그 과정이 이렇게 괴로운 것은 왜일까?
2.
생각해 보면 살면서 괴롭지 않았던 적이 있었을까? 과거의 고통은 쉽게 망각되기 마련이기에 얼핏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단 한순간도 힘들지 않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심지어 초등학생이었을 때도, 난 참 힘들었었다.
3.
그렇게 생각해보면 이건 일종의... 배설 행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혹자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을 마시고 혹자는 게임을 하고, 혹자는 쇼핑을 한다. 나는 내 방식대로, 나의 스트레스를 배설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다.
4.
이렇게 글을 쓰고 나면 내 안의 감정이 정화되고 평온한 상태에 이를 수 있을까? 아니다, 그저 잠시 버티기 위해, 잠시 잊기 위해 숨을 돌릴 뿐이다.
5.
사실 내가 마주한 이 문제는 내가 문제의 본질을 풀어내고 그것을 해결할 때 비로소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어쩌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그 시간이 올 때까지 이 고통은, 사실 불가피하다.
6.
이 고통을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어떠한 힘으로 승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안다, 그 대답이 Yes임을. 과거에도 나는 이러한 감정을 승화시키고자 노력한 적이 있었으니.. 당연히 그 대답은 Yes일 것이다.
7.
결국 도도리 표처럼 반복되는 현상이다. 지금 내가 마주하고 있는 이 감정에 정신없이 휩쓸렸던 어린 시절에도, 이 감정을 내 성장의 동력으로 삼기 시작한 20대 이후에도. 괴로운 감정은 항상 새로운 형태로 나를 엄습했고, 머물렀고 마침내 사라져 다른 고통에게 그 자리를 내어 주었다. 마치 바람처럼.
8.
내가 이 스트레스와 고통을 배설하는 이유는 인간이(볼펜으로 줄을 그어 지운 이 구문 옆에는 ['인간'이라는 일반화된 표현 뒤에 나 자신을 숨기고 싶지 않다.] 라는 작은 글귀가 쓰여 있다.) 내가 쉽게 망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계속 잊는다. 이 감정이 전혀 새로운 무엇이 아님을, 언제나 내 곁에 머물렀었던 것임을, 그리고 내가 죽는 순간까지도 나를 엄습할 것임을 매 순간 매 순간 말이다.
9.
이 배설을 통해 나는 또다시 나아갈 길을 얻는다. 이 고통을 기회로 삼아 나아가야겠다, 하는 마음을 되짚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