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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Oct 31. 2023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

우리가 가장 자주 듣는 이야기.

01_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


우리 커플이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가 이 대사를 해봤냐, 아니냐였다.

물론 안 해봤다면 거짓말이고 장난 삼아했던 적이 있지.

그는 나의 학생이었고, 나는 그의 선생이었으니까.




12년 전인가, 처음 일 했던 음악 스튜디오 에서 고등학생 입시를 맡게 되었다. 고등학교를 예고 비슷한 학교로 보내야 하는 임무를 맡은 셈이었다. (실용음악은 고등학교 3학년 때만 다닐 수 있는 특수한 예고가 있다.)


"진아쌤 오늘 그 학생 오니까 레슨 시작해 주세요~"


"아, 네 알겠습니다."


똑똑, 벌컥 하고 열린 문.

까무잡잡한 얼굴, 깡 마른 몸, 건들건들한 자세로 등장한 학생.

보자마자 '아... 진짜 말 안 듣게 생겼다...'를 떠올렸다.


정말이지 말을 참 오지게 듣지 않던 나의 학생. 그.

글쎄, 그땐 너무 속상해서 가르치기를 포기하는 게 맞지 않을까 하며 고민했던 때였다.



어찌어찌 여느 학생들과 같게 2년을 갈고닦았다.

예고 비슷한 그 학교로 보내는 나의 첫 임무는 성공을 했다.

그렇게 나의 임무 종료와 그 학원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 아이도 나도.

1년이 조금 지났을까? 갑자기 녀석에게서 연락이 왔다.


"쌤 저 대학 붙었는데 밥 한 끼 사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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