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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May 24. 2023

완벽하지 않은 완벽주의

예쁜 핑곗거리


ISFJ 성향의 특징 중 하나가 게으른 완벽주의라는 말이 있다. 성향마다 나타내는 방법이 다를 뿐 누구나 완벽해지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완벽하고 싶어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미루고 있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름 정말 잘 지었다. 게으른 완벽주의. 그냥 하면 된다라는 말이 머리로는 이해하면서 몸이 안 움직여지는 걸 어떡해. 따지고 보면 그냥 게으른 건데 더 잘해보려고 시작을 못한다니 예쁜 핑곗거리가 어떨 땐 든든하기까지 하다.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서도 안 하면 불편해지는 마음. 그렇다고 시작하기엔 또 고민이 많아지는 성격. 그래서 나에게 묻는다. 어쩌라고. 이거라도 안 하고 있음 뭐 할 건데라며.




완벽해지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우유부단한 성격이 자리 잡는지도 모르겠다. 그 대표적인 예로 아직 브런치북조차 만들지를  못했다. 이미 여러 개의 제목을 지었는데도 말이다. 결정이 힘들어서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더라도 생존에 걸리는 일이 아니라면 특히 옷의 경우 이거 살까 저거 살까 하다 못 사는 경우도 있다. 이걸 하면 더 좋을 것 같고 저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거 같은 경우에 더 혼란스럽다. 또는 사고 나서도 입지 않게 되는 경우 더욱  후회하게 되는 이런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 어중간한 선택을 하게 되는 건 물건뿐만이 아니다. 하나에 집중하고 싶을 때가 있다. 글쓰기면 글쓰기. 독서면 독서. 책을 읽다가도 읽기만 하면 답이 없다며 한 번이라도 더 써야지. 그러다 쓴다. 쓰다가 막히면 사막에 오아시스를 찾아내듯 구원의 손길 내미는 문장하나를 발견하기 위해 다시 읽기도 한다.


그에 비해 꼼꼼하면서도 결정이 빠른 남편은 나랑 다른 성향을 가졌다. 이미 무엇을 하기로 했으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편이다. 특히나 물건을 살 때는 빛과 같은 손놀림으로 다음날 이미 배송이 한가득이다. 이런 건 같이 실행력이 빠르지 않아 다행인 건가.




하루에 30분을 걷더라도 운동일수 있는데 만보를 채워야만 해야 할 일을 해낸 듯하다. 걸을 일이 없을 땐 애당초 걸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잘할 거면 하고 아님 손조차 대지 못하는 극단적인 생각이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리곤 이건 이래서 나와 맞지 않는 길이라며 단정 짓는다. 꼭 그럴 필요는 없는데 시작만이라도 잘했다 해도 될 텐데 말이다. 나쁜 습관 에는 엄격하지 못하고 좋은 뜻으로 시작해 봐야 지하는 마음엔 재를 뿌린다. 하려면 끝까지 해야지. 언제까지 마무리해야지 하며 작심삼일조차도 시작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다. 




꼭 이래야 한다는 정답은 없지만 빠른 선택이 살아감에 있어 더 유리할 때가 많은 점이 사실이다. 그 선택이 잘못되었더라도 다시 빠른 수정을 하면 되고 수정이 어려우면 얼른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한다. 어떡하지  주춤하는 사이  인생 허비하는 건 시간문제다.


벽하지는 않더라도 이거다 싶으면 한 번쯤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기. 게으르게 보일 수는 있지만 절대 끈만은 놓지 않기를. ISFJ의 강력한 무기 끈기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명심하자.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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