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잠시. 바로 내 앞에 자리를 잡는다. 쉬지 않는 2호의 입. 그림을 그리면서도 하고픈 말이 머가 그리 많은지 엄마의 독서시간을 도통 내어주지 않는다. 글 한줄읽고 말 시키고 영혼 없이 네 줄쯤 읽었을까. 자기 그림에 흡족한 아이는 내신 보라며 재촉한다. 2호가 잠시 조용하면 1호가 노래를 부른다. 한 페이지 내리읽을 수 있는 건 욕심이다. 나의 집중력 탓이겠지. 안 그래도 분산스러운 나는 주위의 조그마한 소리와 움직임에 집중력은 바닥을 친다.
에어컨을 틀면 자기 할 일에 더 집중하겠지. 큰맘 먹고(?) 서로를 위해 시원한 인공바람을 허락한다.
이렇게 풍족한(?) 생활환경을 만들어주었건만 시원하고 조용한 환경에서 책이라도 읽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건 내 욕심. 그래 조용만 해다오. 나라도 읽게.
잠시 뒤 나의 입꼬리는 더욱 올라갈 예정이다.
둘째는 곧 수영센터를 간다. 한 시간 뒤 1호도 수학학원에 간다. 방학이라며 다음 달 학원 쉬어도 된다는 넓은 아량을 베풀었건만(학원방학과 휴가날짜가 다르다. 빠지는 날도 감안해서)빠지면 안 된다며 생기겁을 한다. 2학기 진도를 나가야 한단다. 학원에 너무 의지를 하는 건 아닌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이게 아닌데. 그나마 등 떠밀어서 가는 게 아닌 자발적으로 간다는 게 어디야하며 내심 위로해 본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시간으로 하여금 나에게도 잠시나마 자유의 시간이 주어지니 나쁘지 않은 제안인가. 이렇게 감격스러울 수가.아이들에겐 조금 미안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