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은 치킨으로 정했다. 집으로 가는 길 미리 주문을 한다.저녁시간이라 바쁠 것을 대비해 미리 전화를 해두었다. 25분 뒤에 가지러오라는 사장님. 방문포장에 신경 써주신 치킨사장님 감사합니다.
해가 질 무렵 이글이글한 더위는 조금 수그러들 법도 한데 대프리카는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매미도 그 작은 몸으로더위를 향해 목청껏소리 지른다. 이곳을 더 걷다가는정수리에 돋보기로 태양을 조준하듯 김이 날지도 모르겠다. 그 사이 더위 피할 곳이 절실했다.
걷기와 더위를 동시에 피할 수있는곳. 없는 거 빼고 모든 게 다 갖춰져 있는 곳이 있다.소소한 옷구경에 와이파이까지 빵빵하다. 메인구간을 벗어나면 버퍼링은 덤이다. 공짜 너무 좋아하면 안 되는데 그러기엔 이미 충분히 매료되었다. 1석 4조 인이곳을 마다할 리 없다.
'여기가 천국이로구나'
사막 한가운데의 오아시스같은 곳.여기 아니었으면 어쩔뻔했나. 치킨을 기다리는 작은 설렘에 한 버터면 땀으로 찌들뻔했다.평온한 안식처가 되어 준 이곳이다. 내마음에 쏙 든다.왔다 갔다 몇번하다 보면 혹여나 나의 눈과 마음을 홀릴 매력적인 상품들 화려한 조명과 블링블링한 액세서리이번 여름에 필요한 모든 핫한 아이템들의 유혹만 견뎌내기만 하면 된다.
이곳은 꼭 여름에만 안식처가 되어준 것은 아니었다. 추운 겨울 한파가 오는 날에도 꽁꽁 얼어붙은 마음에 작은 위로의 공간이 되어주었다. 겨울에 춥다고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그럴 때면 다시 이곳을 찾았다. 가게들이 하나 둘 문을 닫을 무렵 더 조용해지면 알게 모르게 자주 마주치는 걷는 멤버들이 보인다. 공원처럼 초록초록 탁 트인 공간은 아니지만 여름의 열대야와 겨울의 한파일 때 잠시 숨을 돌리기에는 충분한 이곳. 지. 하. 상. 가.
그렇게 모든 걸 내어주는이곳을 외면한 채 내 마음은 단호했다. 오로지 치킨픽업대기과 만보 걷기를 위해 나의 목적달성에만 매진했다. 오늘 즐거웠어라고 새침하게 이야기한 뒤이곳을빠져나왔다. 나를 아니 치킨을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발걸음을 서둘러야겠다.
앗, 글 쓰다가 5분늦어버렸다.바삭이 생명인 치킨에게 무슨 짓을 한 건지. 기다려 눅눅해지면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