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출근을 위한 기상을 했더니 알람이 와있다. 조회수 1000, 2000 이미 지난 수요일 글이다.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늦은 새벽까지 다음 글을 작성하고 있던 중 너무나 궁금했다. 낮에도 한 번씩 들어가 보았지만 찾을 수없었다. 물론 그곳밖에 없는 걸 알면서도 내 눈으로 직접 마주하고 싶었다.
도대체 어디 있는 거냐. 나의소중한 글아.나도 못본 내 글이 어딘가에떠돌고있다.길 잃은어린아이처럼 정처 없이 중구난방 헤매고있는 것만같았다.조회수는 감사하게도 1만을 찍었고 지금 새벽에도 꾸준히 열일을 하고 있다.
내 폰으로는 도저히 찾을 수 없어 새벽 두 시를 한참 넘어 자고 있는 남편 폰을 열었다. 드디어 발견했다. 어라.. 바로 나오네.배경그림조차하나 없이덩그러니 제목만올려져 있다.이런데도 본다고? 클릭의 힘은 무섭다. 그러면서 남편 폰으로 내 글을 클릭했다. 하지만 라이킷은 누르지 않았다. 그리고는 내가 본 '홈&쿠킹'을삭제했다. 혹여나 남편이 볼까 봐. 꼭 봐선 안될 글을 본 것처럼 은밀하고도 신속하게 지워버렸다. 절대 흔적을 남겨서는 안 된다.아예 모르는 다른 사람은 봐도 남편은 안된다. 분명 이런 걸 왜 올리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99% 이야기할 것 같다. 머 좋은 일이라며 딸내미 망신시킬 일 있냐는 상상 속남편의말이 환청으로 들릴 지경이다. 남편은 내가 작가라는 것은 알지만 가끔 본인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 것에서는 꿈에도 모를 거다. 평소 인스타를 보거나 사생활 이야기를 올린다는 이야기만 들어도 그런 걸 왜 올려라는 부정적인 말을 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올리는 것에 대해 이해를 못 하는 사람이다.
글을 쓴다는 건 그것보다 더했음 더했지 결코 덜한 일이 아니다. 나의이야기를 더군다나 가족 이야기까지 구구절절하고있다는 걸 알면 당장 그만 둬라 할지도 모르겠다. 아,돈이 되는 일이라면 또 세상 너그러워지려나.
남편 폰에 있는 글 타임스탬프로 찍음
이 글이 메인에 뜨는 것이 그리 탐탁지만은 않았다. 온 세상만사에 꽁기 있는 마음을 들킨 것만 같았다. 약간 속상했던 일이라 스쳐 지나갔으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더 상기시키듯 글을 올리는 이유가 생겼다.
그거 하나만은 확실해졌다. 적어보니 알았다. 더 자세할수록 언제든지 있을법한 일들, 미묘한 감정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때 더 적극적으로 공감해 준다는 사실을. 고민했다. 글 올려놓고 이렇게까지 적을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하고 발행 후에는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이렇게까지적은 보람이 생겼다. 많이 봐주시고 이 글 덕분에 몇 명의 구독자가 늘었다는 것에 감개무량할 따름이다.
기존작가분들의 공감도 엄청 감사하다. 같이 글 쓰는 분들은 그 창작의 고통을 알기에(?) 더 후한 라이킷을 주시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글만 쓰면 달려와 자동으로 라이킷을 눌러 주시니. 나도 그러하다. 얼마나 고민하며 적으셨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어쩌다 메인에 노출이되면 간혹 글을 쓰지 않는 일반사람들이공감을 눌러준다. 신기하고도 더 힘이나기도 한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보니 대부분이 글을 쓰지 않는 분들이 악성댓글을 주로 남기시는 걸 보고 양날의 칼날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나라는 사람을 모른 체 오로지 글하나 만 보고 라이킷을 눌러주는 분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공감과 위로의 뜻으로 함께 한다는 것에 더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정말 개인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 마음이 움직인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알고 있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며물거품인 것을. 나의 글을 지켜보고 있고 더 열심히 꾸준히 쓰라는 응원의 메시지다. 글에 비해 잠시라도 소중한 시간 내어주어 읽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송구스럽기까지 하다. 혹여나 아차 싶어 잘못 눌렀을까 봐. 제목만 보고 기대에 찼을 생각에.지금 제목도 다른 무언가를 상상하고들어왔을 수도 있겠다. 이미 내용은 삼천포로 빠져들었지만 사실 그런 신경 쓸 여유조차 없다.
오랜만에 조폭을 맞아 너무 설레었나 보다.하고 싶은 말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다. 초보작가에겐 우쭈쭈만 한 게 없다. 이래서 칭찬이 겁나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