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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Aug 23. 2023

나무그늘 아래는 안전하기만 할까


같이 남은 점심시간 30분. 뜨거운 태양아래 굳이 또 걸으러 나왔다. 점심이든 저녁이든 배가 부르면 걷는 내가 있다. 살찌는 것에 무슨 강박관념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이글거리는 태양은 뒤통수를 있는 그대로 불발사를 때린다. 말복이 지나면 분명 한층 시원해진다는 옛 어른들 말씀이 있거늘 이건 뭐 1도 들어먹질 않는다. 걷기도 해야겠고 태양도 피해야겠고 그나마 몇 미터 안 되는 짧은 나무그늘아래로 몸을 숨겨본다. 잠시동안  고를 수 있겠다. 이곳은 정녕 안전하기만 할까. 여기는 나무그늘아래일까, 브런치앱일까, 직장일까, 집일까 (아...원래 썼던 글은 이게 아닌데 홀라당 날려버렸다; )


지난 달인가 출산한 고양이도 꽤나 야위워보인다. 너도 아가들 키운다고 여름에 고생이 많다.



이 여름이 가는 게 구보다 아쉬운 건 나일까 매미일까. 곱보내줄 수 없다는 뭐라도 부여잡는 심정으로 매미 떼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악을 쓰며 울어댄다. 너희들만 아쉽냐, 나도 아쉽다.

맹렬히 뜨거웠던 이번 여름도 내일이면 비가 온다니 그 열정적이었던 더위도 한 풀 꺾이겠다. 나도 그럴 수 있을까. 매미처럼 오로지 여름 한 계절만(글쓰기)을 위해  이 한 몸 바쳐 뜨겁게 불사 지를 수 있을까. 태양만큼 꽤나 글쓰기 열정이 불타올랐었.  비와 함께 씻겨져 가진 않겠지? 워낙 변덕이 심한 탓에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게 내 마음이다.






걷다 보니 무슨 말을 하는 건지도 모르게 그냥 걷고 그냥 적고 있다. 그늘 안에서. 저 바깥으로 나가면 굽힐게 뻔하다. 그늘 밖은 위험하다. 그럼에도 나가지 않으면 오후근무를 할 수없겠지. 그늘 안은 안전하다. 나무그늘 안의 마음은 안정된다. 그렇다고 여기에만 있기엔 위험하겠지. 언제 천둥번개가 칠지 모르기에 (처음 글 쓴 날 기준으로 어제저녁 천둥번개가 쳤다)


점심 산책♡  나무그늘 안 이곳이 좋은데♡



결국 뜨거운 태양(새로운 곳, 시도해 볼 것)으로 다시 들어가야만 한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태양에 노출된다면 (계속 새로운 것을 시도만 하다가는) 이내 지쳐버릴지도 모른다. 일단 시도를 해보았으면 그건 내 경험(나무그늘아래,  직장)이 된다. 해보았기에 두려움은 줄어든다. 그곳에 인정받으며 잘한다 잘한다 칭찬 때론 질책도 받지만 그렇게 익숙해지며 속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기를 바란다. 나도 모르는 새 이곳에 스며든다. 안정에 목이 말라 주는 물만 받아먹게 되면 그 물은 고마운지 모른다.



너무 한 곳에만 머무르지 않기를. 인 물은 썩는다. 비가 오면(공부, 자기 계발) 희석이 되고 빗줄기가 강해지면서 차고 넘치면 다른 웅덩이(새로운 일, 직업)생긴다. 혹은 새로운 빗물이 흘러가는 길(기회)이 생기기도 한다. 지금 당장은 직장을 옮길 수 없다(이미 틀에 박힌 걸 수도) 이곳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오래 발목이 묶인 코끼리처럼 제 힘을 발휘할 수 없이 주저앉을 수도 다. 



힌 웅덩이를 씻겨줄 맑은 비가 자주 내렸으면 한다. 때론 우산하나로 버티기도 힘든 폭풍우가 쏟아부을지언정 어떤 방법으로든 비가 그칠 때까지 계속 무엇이든 꿈틀대기를.  단비가 오는 날은 기쁨이며 감사한 날이다. 재충전을 하여 다시 이글거리는 태양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용기가 생겼으면 한다. 글을 쓰는 지금 힘차게 한 발자국씩 나아가는 중이다.











사진출처: 님이반짝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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