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날 원하지 않는다

내가 원할 뿐

by 햇님이반짝


누가 쓰라고 했나?

글쓰기는 날 원하지 않는다. 내가 원할 뿐.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말 좋아하고 원하는지도 가끔 의문이다. 분명한 건 지금 쓰고 있으니 원하는 게 맞다라고 착각하는 것일수도 있다. 냥 써야 될 것 같고 안 쓰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 같다. 숙제검사하는 선생님도 안 계신데 조급증은 또 누가 만든 건지. 외면해보기도 한다. 끄적이진 않더라도 읽기마저 하지 않으면 영영 식어버릴까 두렵다. 짝사랑인 게 분명하다. 이렇게 오래도록 하나만을 떠올려 본 적이 있던가. 더군다나 상대방은 추호도 관심도 없다. 어디 한번 좋아해 봐라 내가 쩍 하나 봐라. 너 혼자 좋아하고 너 혼자 끝내버리던지 쟁취를 하던지 마음대로 해보라고 선포를 내린다.




누가 좋아하라고 했나?

아무도 먼저 권유한 적도 등 떠밀지도 않은 일을 해보려니 열정이라는 불꽃이 피었다가 졌다가 혼자 난리도 아니다. 잠시 반짝이는 불씨를 어떡해서든 꺼지지 않도록 마른 장작을 끊임없이 넣어주어야 한다. 연이어 글을 발행하지 못할 시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왜 글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본다. 하루에도 몇 번씩 쓰는 이유에 대해 계속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돌아서면 수많은 쓰지 않을 이유와 유혹하기 좋은 영상들이 널브러져 있으니까. 이것만 보고 클릭했다간 하루가 사라지는 기적을 맛보곤 한다. 글쓰기에 대한 고민거리는 늘 한결같다. 매번 같은 내용의 변명을 풀어놓는다.




날 좋아해 주지 않으면 어때?

내가 좋아한다고 밀어붙이고 싶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계속 생각나고 모른 척도 해보고 아니라고 부정도 해보았지만 이내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이어나가지도 못하는 글감하나를 두고 제자리를 뱅글뱅글 돌기 일쑤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면 그보다 좋을 순 없겠지만 글쓰기는 일방통행이다. 돌아오지 않는 대답을 향한 혼자만의 고백이다. 글감하나로 울고 웃는 일상이 연이어지고 있다. 영영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혼자 좋아해도 괜찮다. 혼자 빼꼼히 쳐다보아도 괜찮다. 그것만으로도 아직은 설레니까. 아직도 썸인 듯 아닌 듯 혹여나 타다닥 타자 치는 속도가 멈추지 않는다면 그건 약간의 마음을 내비쳐주듯 미소를 띠어준 날이다. 키보드에 손은 올려져 있지만 단 한 문장도 써 내려가지 못할 때에는 그렇게 쌀쌀맞을 수가 없다.



모든 글 완벽을 바랄 순 없다. 뭐라도 쓰다 보면 마음에 와닿는 단 하나의 문장은 남길 수 있을 거란 희망으로 쓴다. 그래서 오늘도 써야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다음 글을 쓰기 위해. 금은 그게 다다.









사진출처: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