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와 쓰지 않을 때의 나는 같은 사람일까라는 이상한 의문이 들었다. 평소 아는 지인들에게 주절주절 글을 쓰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나는 쓰는 사람이 아니다. 꼭 들켜서는 안 될 일을 하는 것처럼 은밀히(?) 쓰는 중이다. 그럼에도 스스로 만족하는 글은 모든 사람들이 와서 한번 더 읽어주길 바란다. 자신 없는 글을 썼을 땐 그저 발행 순간의 안도감과 오늘을 기억하기 위한 쌓임에 의미를 둔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일부러 모든 이가 잠든 늦은 새벽녘에 발행하기도 한다.
발행하는 순간마다가 시험지를 제출하는 마음이다. 시험지의 성적을 매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과는 오직 나만이 안다. 결과에 상관없이 후련한 기분을 만끽해 본다. 시험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자책하는 순간도 많다. 진짜 시험과 다른 점은 하나의 글로 인생이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쓰기 탑을 쌓는 중이다. 쌓을수록 지난 하루도 다가오는 내일까지도 작은 등불을 밝혀줄 거라 믿는다.
쓰지 않을 때의 나는 쓰고 있을 때의 나보다 더 자유분방하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쓸 때의 내가 아닌 것 마냥 행동한다. 모든 걸 적어낼 의무는 없기에 글 밖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많은 행동을 할 수가 있다. 쓰지 않으면 더 편할 것을. 아니러니 하게 자유로운 행동과 생각을 글 안으로 넣고 싶다. 정리된 오늘을 보고 싶다. 이제는 쓰기로 했으니 보이지 않는 곳과 보이는 글 속 그 어디쯤의 나를 찾고 있다. 쓸 때의 나는 생각을 정리하며 단어를 선택하고 문장 안으로 나를 밀어 넣는다. 나를 글 속에 가둔다는 느낌과 동시에 이런 생각도 하고 있는 나를 같이 공유하고 싶은 이중적인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글 속에서도 누릴 수 있는 자유를 느껴보고자 한자씩 눌러 담는다. 하나의 문장으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한 내가 되고 싶다. 아직까진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한 채 다람쥐 통처럼 제자리를 돌고 있는 중이다.
전 글이 부끄러워 빨리 다음 글발행을 강행할 때가 있다. 쓰는 그 순간에는 분명 진심이었는데 지난 후에 다시 글을 마주하려니 모르쇠 하고 싶을 때가 있다.
나라는 사람의 색깔은 한 편의 글로 규정되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꾸준히 올린 글들을 통해 나의 생각이 드러나고 내 삶의 문양이 더욱 뚜렷해지기를 희망합니다.
매일 아침 써봤니?_ 김민식
한 편의 글만이 내가 아니다는 말이 위안된다.
지금의 생각이 가장 확실하고 뚜렷하기에 기록한다. 생각들은 자유로운 영혼인양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새로운 한 문장을 쓰기 위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글이란 녀석을 매일 찾아다닌다. 보이지 않는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역주행이란 위험한 운전을 할 수도 때론 초행길이라 많이 둘러갈 수 있다. 확실한 나의 노선을 찾기 위한 운전대만은 놓치지 않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