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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Sep 14. 2023

자정 넘은 시간의 고요한 끄적임

갑진년 준비하기


새벽기상은 물 건너간 지 오랜지다. 직도 고군분투 중인건 비밀로 하지 않겠다. 그 외에 고요한 시간을 원했던 만큼 지금 현재 자정이 한참 넘은 깊은 밤 일분일초가 소중하다. 이것도 휴무 날의 특권이다. 조금 더 타이트하게 몰입하여 글하나를 발행 후 다시 끄적이는 이 시간도 놓 수 없다. 들리는 소리로는 타자 소리와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 그 비를 가로지르는 차소리가 저 멀리 울려 퍼지 듯이 들린다. 조금 더 있으니 소신껏 내리던 가을비는 어느새 더욱 장해지고 내 서늘해진 가을밤도 충분히 시고 있는 중이다. 






잔잔해진 기온에 숨 좀 돌리나 했더니 추석이 코앞이다. 가을 좀  겨를도 주지 않는다. 이번달도 역시나 눈 깜짝할 새 지나갈게 뻔하다. 어느새 두 자리 숫자만을 남긴 달만 기다리고 있다. 시월 십일월 십이월 점점 달 세기가 겁난다. 초조해진다. 매년 해놓은 거 없이 지나버린다고 투덜댔는데 올해는 그나마 글이라도 남아서 다행인가 싶다가도 옥수수 알맹이처럼 촘히 들어앉은 알찬 글만을 남기지 못한 것이 또 못내 아쉽기만 하다. 이런 글도 저런 글도 다 써보는 거지 머. 앞으로도 어떤 글을 쓰게 될지 알 수 없다. 매일의 흔한 일상을 더 소중히 여길수 밖에. 나 밖에 없다. 나의 하루를  단위로 알아봐 주는 사람. 평소 무딘 성격으로 나를 더 예민하게 받아들이자. 최소 나는 좀 그래도 된다. 내가 나를 봐주지 않으면 아무리 남편과 아이들이 있다한들 그들도 본인 한 몸 건사하기 바쁘다.






적다 보니 그래서 결론이 뭔데라는 고속도로에 달리던 차가 급정지라도 하듯 글과의 충돌상황이 일어난다. 이 글도 결론 없이 시작했다. 적다 보니 이 없다. 일단 한 줄 적고 생각하고 적다가 막히니 뒤차의 독촉스런 경적이 울린다. 급하게 과 함께 얼마 남지 않은 올해도 잘 마무리 지어야겠다는 소화제 같은 결말이 나왔다.



한 해를 어떻게 잘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기분 좋은 해로 출발할 수 있다. 아직 세 달이나 남았다 할 수도 있겠지만 결코 이르지 않다.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서 나쁠 건 없다. 오히려 갑진년 청룡띠를 위한 힘차게 시작할 수 있는 준비단계라고 할 수 있다. 자칫 스쳐 지나갈뻔한 금쪽같은 석 달이다. 끌려가듯 회만 남연말이 아닌 듯한 마무리를 위해 지금터 준비하여 여유 있게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이 되었으면 한다.  한편에 나를 위한 공간에서 나만을 위한 값진 시간을 마련한다. 이곳에서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한다. 실 계획만 무수하다. 우선 2킬로 감량이 목표다! 일할 때 스판 없는 가운이 서서히 숨통을 조여 온다.





매해 새로운 다이어리를  준비하고 늘 첫 장만 빼곡히 채웠었다. 잊을만하면 다시 끄적이는 시늉은 했지만  권의 다이어리에 최소 3년 치 써도 될 만큼의 자리가 여유롭다. 매년 준비한 의리는 있어 없으면 허전하다. 안 쓰는 수첩은 준비하되 이제는 다이어리 부럽지 않은 브런치에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나의 역사를(?) 차곡차곡 쌓아보려 한다. 갑진년에도 브런치와 함께  돈독한 정을 쌓아가고 싶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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