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슬프다는 생각만 하면 어떻게 될까. 혼자 청승맞을 수도 있겠다. 어떠한 장면을 보며 예쁘다. 아름답다는 감정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요즘이 즐겁다. 내가 느낀 감정을 일방적으로 전달할 수도 있지만 읽어주는 이가 있고 함께 공감을 한다는 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어제저녁 각자의 방에서 본인들의 할 일을 하고 있지만 뭔가 마음한구석이 어수선하다. 집중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다른 할 일이 생각나고 말소리가 웅성웅성 들린다. 쓸수록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라도 더 봐야겠다는 강박도 있다. 속도 모르고 시간은 잘도 간다.
글을 쓰면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어젯밤 둘째의 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쓰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었을까.
작년에 살던 아파트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무엇이냐며 둘째가 묻는다. 곰곰이 생각하다 지나간 과거보다는 현재가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일까 엄마는 지금이 가장 좋은데? 라며 대답했다.(사실 환경은 그때가 좋았지만 미련 두고 싶은 마음을 내색하기 싫었다)
둘째의 발언에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작년에 한창 엄마가 새벽기상 할 때가 좋았단다. 아침에 일어나면 안아주고 맛난 것(좋은 기억)도 해주었다며 웃으면서 말한다. 뜨끔하고 미안했다. 다시금 새벽기상을 꿈꿨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한번 꺾인 마음은 좀처럼 다시 실행할 수 없었다. 몸이 아니 생각이 말을 듣지 않았다. 새벽알람은 울리지만 습관적으로 꺼버리는 나에게 패배감을 느꼈다.
꽤나 충격이 컸던 걸까. 한번 듣는다고 바로 극적인 변화를 이룰 순 없겠지만 다음 날 다섯 시가 조금 넘은 시간 알람 없이 눈이 떠졌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늘만의 결과일 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기상을 향한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는강한 내적동기가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내일이면 다시 이불행으로 갈 수도 있다. 억지로 실천하기보다 피곤하지 않도록 마음이 절로 동하면 몸도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 오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