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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Feb 20. 2024

초보는 양으로 승부한다


글쓰기 수업을 하는 작가님 목소리만 들어도 떨린다. 언제든지 궁금한 게 있으면 전화하라고 다. 든든하지만 마냥 기댈 수도 없다. 하루에도 수많은 작가들의 문의전화를 받는다고 다.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말하고자 하는 이들이 차고 넘친다. 같은 배를 탄(?) 그들과 이미 나도 출간한 작가가 된 것만 같다. 아무 준비도 없이 무턱대고 바라지만은 않는다. 밑 빠진 독에 물만 붓는 것이 아닌 지금의 나와 미래의 나를 위한 끄적임으로 마치 생명수를 불어넣고 있는 것과 같다. 그저 오늘 한 편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다다.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계속 의문을 가진다.






분명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을 텐데 아직까지 딱 어 말할 수 없다. 써내는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 차고 넘치는 양이 필요하다. 아직도 하얀 백지장의 첫 면에 움찔하지만 마냥 두렵지만은 다. 어찌 됐든 검은 문자를 찍어내고 있으니. 백편이상을 써낸 이상 일 단계 미션을 겨우 통과한 느낌이다. 이제 이백 편이다 또다시 반가까이 올라왔다. 이백 편쯤 되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윤곽이 조금이라도 나올 수 있을까? 이것 또한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묻고 따지지 말고 초보는 양으로 승부한다. 써내는 데에 지 않는 근성부터 기르는 중이다. 타다닥 백스페이스의 역할이 가장 바빠 진도가 나가지 않을지언정 키보드에서 손을 내려놓지 않는다. 쉬더라도 키보드 위에서 쉬고 싶다. 손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를 말하고 싶다. 언제까지? 그냥 평생 쭈~~ 욱 현생의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또 써내는 오늘이고 싶다. 오늘은 지나가면 그만이다. 기억력이 별똥별 떨어지는 속도 못지않게 잊힌다. 








작가의 서랍글을 한참 내려오다 작년 11월에 쓰다만 글을 발견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건 없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버린 날만 있다. 이백편의 고지가 눈이지만 아직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쓰는 일상이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확실한 건 어떡해서든 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각의 끈만은 놓지 않는다. 쓰니까 남고 생각만 하니 날아간다. 멀리 있기만 한 꿈이 날아가지 않도록 쓰면서 내 옆에 고이 남겨둔다. 쓰지 못하는 글 미련두지 말고 쓸 수 있는 글로 양 채운다. 한 눈 팔지 말고 꾸역꾸역 밀고 나가자. 다른 데 눈길 줘봤자 이곳만큼 매력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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