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햇님이반짝 Dec 05. 2023

어머, 너무 예쁘잖아!!

감탄하는 노력


겨울은 몸과 마음을 절로 움츠리게 만든다. 옷을 하나씩 더 껴입게 되지만 그렇다고 매일 칼바람이 불지는 않는다. 점심을 먹고 건물 바깥으로 나오는 순간 알 수 있다. 오늘 낮햇살은 다른 날보다 더 따사로웠다. 걸어도 되겠구나.



눈으로 보는 것보다 사진이 아쉽다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 찬란함이 있다. 공원 안 작은 숲 속에서도 사계절은 지나간다. 겨울을  미련 가득한 가을을 보내려 다. 여기에만 물렀다면 이곳의 아름다움무심코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같은 장소 같은 모습이지만 미세하게 변해가는 그 찰나를 알아채는 순간 눈을 떼지 못한다.



어머,  너무 예쁘잖아~!!



자연을 보고 있으면 생각지도 못한 감탄이 절로 나올 때가 있다. 혼자 보고 혼자 놀란다. 동공이 커지면서 이 순간을 그대로 담아내고 싶었다. 휴대폰을 꺼내 최대한 지금 여기 이 느낌을 재현한다. 머리가 오버하는 건지 휴대폰이 거짓말을 하는 건지 생각만큼 화려하지가 않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작은 공간에서 누가 보든 안보든 그들만이 낼 수 있는 온갖 화려한 색감을 뿜어낸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영감과 감동까지 선사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8회를 거쳐 바라보고 있지만 요즘처럼 이 숲 속공원이 더 감사한 적이 없었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공평하게 내어준다.


이거 재고 저거 재는 나보다 낫다.






하루에 감탄할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 아니 아예 없는 날이 더 허다하다. 어린 아가들은 한 발 한 발 떼어낼 때마다 '우와'를 반복하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엄마는 이게 뭘까 저게 뭘까를 연신 되물으며 작은 것 하나조차 더 알려주기 위해 눈을 맞추고 설명을 이어간다.


해마다 나이만 차곡차곡 쌓여 어른이 된 나는 이제 우와해도 누구 하나 설명해 주는 이 하나 없다. 더 이상 궁금한 것도 없으며 그저 그런가 보다라며 지나치는 일상들이 연이어졌다. 술잔을 기울이는 동안은 내가 좋았다. 단지 그 순간뿐. 지나 보니  아무런 의미 없는 날들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어차피 흘러가는 시간 그냥 보내기만은 너무 아쉬웠다. 외향적이지 못해 어딘가 먼저 다가갈 생각조차도 만나더라도 그리 긴 인연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혼자만의 시간이 조금씩 쌓이며 그 누구에게 의지하기보다 나와 잘 지내보기로 한다. 올 겨울 두꺼운 옷을 입으며 몸은 좀 둔해질지언정 마음만큼은 하루하루 더 감탄하는 노력을 가져보려 한다. 나에게 호기심을 가진 지 일 년이 되어간다. 쌓이는 글을 보며 잘하고 있다고 토닥인다.






지금 이렇게 화려한 단풍들도 마지막 잎까지 떨어지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떼구루루 굴러가는 나뭇잎을 보며 나와 같음을 느낀다. 겨울 내 움츠리고 있지만은 않을 거다. 나뭇가지에서 땅으로 떨어져 이리저리 구르다 거름이 다. 리고 다시 봄이 되면 새싹들은 또 자라나기 마련이다. 내년에도 반드시 누군가를 위한 영감을 주고 늘을 만들어줄 거다.



나뭇잎은 화려한 물감으로 공원을 무심히 수놓는다. 본인이 해야 할 일이기에 묵묵히 반복한다. 그럼 나는 또 감탄해야지.



와~~~ 올해는 더 예뻐졌네~~!!





누가? 나? 아님 나뭇잎이?


그래도 남기고 싶다 ♡







작가의 이전글 친정 김장에 시어머니가 오셨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