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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Dec 22. 2023

엄마 뭐해? 브런치해!!


운동, 미라클모닝, 독서, 글쓰기, 청소, 식단, 미니멀, 경제적 자유까지 모든 게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과 내일을 만들기 위해 달려간다. 모든 걸 다 할 순 없지만 그중 나에게 맞는 걸 찾아 꾸준히 해 나간다. 결국엔  돌고 돌아 나의 행복을 위해서다. 번 더 미소 지을 수 있는 하루를 보내기 위해 용도 써보고 안 되는 건 미뤄두기도 한다. 그중에서 내가 선택한 건 글쓰기다. 






슬기로운 초등생활 유투버자 <오후의 글쓰기> 외 여러 책을 쓰신 이은경작가님이 [엄마 뭐 해? 브런치해!!]는 브런치프로젝트공지를 띄워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이은경선생님을 처음 알게 된 건 아이들이 저학년 때다. 사교육에 의존하긴 싫고 만만하게 보였던 책 읽기를 위해 보기 시작했다. 독서뿐 아니라 아이들 인성과 어떻게 키워나가야 하는 방향까지 알려주셨다. 엄마의 의욕은 길게 이어가지 못했고 이들도 커갈수록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걸 알게 되었다. 너는 너, 나는 나의 생각으로 점점 바뀌게 되었다. 엄마의 집착으로 아이들을 키워낼 순 없었다.



운동하셨어요? 독서하셨나요? 네! 혼자 대답하는 날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이들 교육 잘해보려고 믿고 보다가 이젠 나를 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게 되었다. 그 덕에 아이들은 아주 자유롭게(?) 의도치 않은 자기주도학습을 하게 되었다. 자(기) 주(도) 놀고 있다. 너무 이른가. 자기 인생은 스스로 책임져야 하며 본인이 하지 않은 공부로 나중에 누구를 원망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을 전한다. 그래도 아예 손 놓을 순 없어 독서는 같이 하자며 거실로 유인한다. 과자와 함께. 기가 막히게 과자를 다 먹으면 하품을 한다.



검은 반팔티를 입고 운동과 독서를 강조하시던 그때부터의 팬심으로 브런치가 뭔지 깊게 생각해보지도 않고 청했다. 강의를 들을수록 글로 팔 자 한번 고쳐보려는 겁 없는 짐도 하곤 했다. 쓰면 쓸수록 팔자를 고치기엔 한없이 모자란 필력에 자주 멘털이 흔들렸다. 그래도 쓰고 있다는 것만으로 잘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일 년 동안 어떻게 글쓰기를 이어올 수 있었는지 나조차도 의문스럽고 신기하다. 나만 보는 일기장에 쓰려니 늘 그 말이 그 말 같아 이어 올 수 없었다. 쓰다만 다이어리만 늘어나고 있었다. 이번엔 안 그만둬야지라고 매번 마음만 먹었다. 일기는 일기장에 적어야 되지만 일기장을 공개적인 브런치로 바꾸고 나서는 뭐라도 적으려는 노력이 보인다. 부끄러워도 발행 뻔뻔하게도 발행을 이어가다 보니 어느새  일 년이 지나버렸다. 글을 써도 안 써도 시간은 잘도 흘러간다. 매일 술 마시는 일상을 글로 올리려니 스스로가 용납이 안되어 금주를 강행했다. 초반엔 낙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나마 글이라도 붙잡고 있어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글이 아닌 술병만 늘어났을지도 모른다. 쓰다 보니 잘 살고 싶고 잘 살고 있는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진다. 보람찬 하루도 후회스러운 하루도 내 일상이다.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잘 산 하루도 못난 하루도 없다. 기억도 나지 않는 그저 그런 일상이 되어버린다. 사십 년 넘게 살면서 특별히 기억되는 날도 있지만 잔잔한 일상이 더 소중함을 알아간다.



일 년 넘도록 쓰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는 건 분명 큰 의미가 있다. 쓸 수 있어 지금까지 버텼고 버 때문에 쓸 수 있었다. 이 글까지 167개라는 숫자를 찍으면서 고작이라 할 수도 혹은 이만큼일 수도 있다. 지금은 단순히 숫자 늘이기 놀이라 해도 좋다. 철없이 쓰는 글도 나니까. 쓰기로 마음먹었으니 그냥 쓰자. 다짐과 쓰기를 반복한다. 지금 하지 않는 일을 내년이면 더 잘할 수 있다는 보장이 있을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말 지금 써내야 한다. 



일 년 뒤에도 십 년 뒤에도

엄마 뭐해?? 브런치해!!

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길 바란다.










사진출처: 슬기로운 초등생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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