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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Dec 30. 2023

지금 쓰는 이유


자주 기록하려고 애쓴다. 적지 않으면 뭐부터 써야 할지 고민부터 하게 된다. 작가의 서랍도 뒤적여보지만 늘 빛을 발하지는 못한다. 매일이 고민의 연속이지만 너무 괴롭지는 않게 이어나가려 한다. 나 좋아서 시작한 일이 오히려 얽매이면 안 되니까. 생각만 하다 보면 글쓰기 창 열기가 꺼려진다. 점이라도 찍어놔야 다음을 이어갈 수 있다. 이거 먼저 해두고 좀 있다 써야지. 몇 시부터 적어야지하다 보면 어느새 저녁이고 밤이 된다. 하루는 금방이다.




점심을 먹고 등 따습고 배부르니 눈이 스르르 감긴다. 그래 이십 분만 감고 있자. 새벽기상도 물 건너가서 잠이 부족한 것도 아닐 텐데 점심시간 그 잠깐의 달콤한 유혹을 헤어 나오지 못했다. 기어이 단잠에 빠졌다. 꿀 같은 휴식을 보내고 나자동으로 으샤하며 힘이 나야 하는 것으로 다. 이제 어떤 일이 주어져도 다 받아주겠어라며 벌떡 일어나기만 하면 된다. 몸은 쉬었는데 정신 계속 쉬고 싶단다. 나른함과 몽롱한 상태가 이어진다. 점점 더 하기 싫은 귀차니즘이 온몸을 휘감는다. 머가 중요한지 우선순위가 없는 요즘이다. 초심은 언제든지 들쑥날쑥이다. 독서도 글쓰기도 집중되지 않고 손에 잡히는 대로 하다 말다 어딘가에 홀린 것 같다. 오늘내일이면 2023년도 안녕이다. 2024년의 새로운 안녕을 위해 지금을 잘 마무리 짓고 싶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누워서까지도 글감은 차고 넘친다. 단지 내가 붙잡고 늘어지지 못했을 뿐. 그럴 때 또 고민한다. 이걸로 글이 이어질 수 있을까. 결론을 꼭 내고 싶었다. 결론 없는 하루를, 앞으로의 삶을 자꾸 결론부터 내려한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이게 맞나라는 의심이 또 줄을 지어 문을 두드린다. 결론 없는 글을 쓰고 싶었다. 쓰는 과정만으로도 잘하고 있으니까. 반나절동안 오며 가며 틈날 때마다 읽기만 했다. 분명 쓸 시간도 있었다. 내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고 염탐할 때가 있다. 오늘도 쓰고 내일도 쓰려면 나와 더 친해져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고 한다. 지금 쓰는 이유가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기를.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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