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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Feb 27. 2024

내 코가 석 자


글을 쓰면서 내가 쓰는 문장 하나하나에 푹 빠질 때가 있다. 한 문장이 아쉬워 지우기도 아깝다. 바로 내 글에 내가 취해버린 거다. 그렇게  써지면  써진다고 징징거리고 잘 써지면 잘 써지는 데로 흠뻑 빠져든다. 초보작가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면서도 글을 멈추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 같다. 독자입장에서 바라보지 못하고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아직 내 코가 석자라 독자까지 챙길 여력은 없지만 애써 의미 있는 마무리를 지어보려 한다. 가끔 행운처럼 찾아오는 메인장식은  내가 나에게 해주는 다짐 글이다. 어느 정도 예상한 글도 있지만  적중이 맞아떨어졌을 때의 쾌감은 하늘을 찌른다. 인정받은 기분이다. 만끽하는 순간도 잠시. 더 이상 원하는 글을 내놓지 않을 시 등 돌아서는 구독자를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마음을 들었다 놨다 연연해하지 않으려 하지만 너무나도 선명한 숫자다.






글을 잘 쓴다라는 기준이 있다 없다는 읽어서 술술 잘 읽히는 글,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글, 울림 있는 , 따라 하고 싶은 글이 좋다. 내가 내 글을 읽고 대부분이 미흡하지만 가끔 흡족할 때가 있다. 메인에 뜰 때마다 속이 뻥 뚫리는 기쁨은 감출 수가 없다. 다른 작가들의 글을 보면서 다 읽고 난 후 바로 그 화면에서 나오지 못하는 글은 어김없이 메인에 올라온다. 이제 조금의 반짝이는 느낌이 다. 이게 글쟁이가 되었단 말인가. 놔두면 된다. 이러다 풀에 지쳐 언제 땅굴 팔지 모른다. 이런 글이라도 써놔야 글테기가 올 때마들쳐보는 일기라도 될 수 있다.






글을 쓰다 보니 이거다라는 글감에 대한 확신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초고도 줄줄 쓰게 된다. 횡재다. 그러다가 이내 글감이 바닥나면 하나를 파고들지 못하고 겉핥기만 하고 있다. 보통의 일상글도 파고들어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싶다. 그날의 조회수에 따라 주식창 못지않는 감정기복이 널뛴. 평정심 지하. 그냥 쓰기. 겸손하기. 글을 쓰면서 세 가지 덕목이 필수인 거 같다. 쓰고자 하는 마음만큼은  잘난 맛으로 써보려고도 한다.


뒤돌아보지 말고 직진만 해야 할 때, 잠시 멈춰서 지금을 봐야 할 때. 과거를 돌아봐야 할 때. 아직은 적절히 배분하여 다 챙기지 못하지만 하나는 분명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하나씩 나아가는 것. 지나간 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버리는 카드는 미련 없이 놓아두고 앞만 보며 써나간다. 앞만 보려니 미쳐 챙기지 못한 것들이 눈에 선하지 부족한 점들은 쓰면서 채워나가보려 한다. 내 코가 석자다. 일단 나부터 챙겨본다. 내가 먼저 충족이 되면 주위도 보일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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