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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Feb 26. 2024

중2 첫 영어상담을 했다


큰딸이 올해 중2다. 지난주 처음으로 영어학원에서 상담을 했다. 초등학생 때도 영어학원을 가지 않았다. 친구한테 아직도 학원을 안 보내느냐는 잔소리를 듣기도 했다. 나름의 교육관과 방치 수준 그 어느 사이를 대치하다 이제 보낼 때가 된 것 같아 상담을 결정하였다. 무엇보다 아이가 먼저 영어학원에 보내달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수학도 작년 중1이 되었을 때 처음으로 다니기 시작했다. 본인이 원했기에 숙제도 밀리지 않고 학원시간도 착실히 잘 다니고 있다.






지금껏 영어학원을 다니지 않음에 누구보다 더 놀라워할 것을 예상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학원원장님은 사업을 하시는지 물려줄 재산이 있 농담을 할 만큼 의아해하였다. 개의치 않았다. 그럴 만도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든 고학년이든 언제 가도 이른 적은 없으니까. 집이랑 제일 가깝기도 했고 처음부터 이곳을 다니기로 마음먹고 온터라 모든 게 좋아 보였다. 다행히 원장님의 열정이 느껴졌다. 자부심도 상당했다. 본인만의 뚝심이 있어 보였다. 이곳으로 정한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제일 중요한 아이의 마음도 나와 같았다.



그렇다고 영어에 손 놓고 있지만은 않았다. 단지 등 떠밀어서 보내고 싶지 않을 뿐. 무조건 가라 한다고 해서 기분 좋게 갈리 없다. 여태까지 보내지 않음에 편하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어린이집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영어만화를 보여주었고 저학년 때부터 주 3회 화상영어를 고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영어를 싫어하지 않게 하려는 수단이다. 영어방과 후수업으로 끈은 놓지 않았다. 집에선 일반만화를 볼 수 없다. 오로지 영어영상만 볼 수 있도록 하였더니 아직도 뽀로로의 연을 놓지 않을 때도 있다. 귀는 아예 닫히지는 않은 것 같으나 문법이 문제였다. 엄마의 마음이 급하다는 티를 내고 싶지 않았다. 초등 때 최대한 학원비를 아끼고자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이제는 마음의 짐을 조금 덜어내보려 한다.



큰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사교육에 발을 들였다. 엄마는 이곳만 보내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는 믿음의 싹이 트기 시작한다. 학원원장님의 '이제 저한테 맡겨주세요'라는 말에 살짝 안도감이 들었다. 학원선생님의 열정이 아무리 높아도 내 아이의 의지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엄마의 욕심이 날수록 아이를 닦달하게 된다. 막무가내 닦달보다 당근과 채찍을 잘 사용하고 싶다. 무엇보다 우리 사이 아직까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더 소중하다. 3월 4일이 되면  중2아이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하루에 하나 영수학원을 다닌다. 지금 당장 시작해도 시언찮을 판국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방학 동안 마음의 준비(?) 기간을 주고 싶었다. 영어 수학은 이제 맡겼다. 독서만 신경 쓰면 다. 마음먹고 시작한 만큼 응원도 잊지 않아야겠다.






글을 쓰는 엄마아이에게 매진하지 않는다. 아이는 자기의 자리에서 본인 할 일을 한다. 엄마는 글을 쓰며 가끔 아이를 바라본다. 지금 나에겐 아이만큼 지켜내고 싶은 할 일이 따로 있다. 아이의 학원비만큼은 아니더라도 엄마도 교육비가 필요하다. 아이는 부모가 뒷바라지하지만 엄마인 나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아이에게만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없다. 아이도 나도 함께 배우고 성장해야 할 때이다. 중2 첫 영어학원상담을 했다. 나도 뒤늦게 글쓰기에 발을 담갔다. 무엇을 배우기에 늦은 때는 없다고 했다. 물론 학생 때는 기간이 있다. 아이도 나도 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었을 때 의욕이 일어난다. 곧 있음 내년에 중학생이 되는 둘째도 같은 마음을 먹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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