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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Jan 18. 2024

굳이 공원으로 나와야 하는 이유


패딩을 입었다. 벗었다. 나갈까. 말까. 몇 초간 고민을 했다. 봄가을은 물론 너무 덥거나 한파가 오지 않는 이상 점심만 먹었다 하면 밖으로 나간다. 직장 뒤편  1분 거리에 있는 나의 아지트로 향한다. 매서운 날에는 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날도 허다하다. 점심 먹고 남은 시간 30분 늘도 밖의 온도를 살피러 빼꼼히 나서본다. 기는 차가웠지만 햇살은 따스한 오후였다.






온종일 건물 안에 있다. 침 아홉 시에 출근해서 겨울 일곱 시는 깜깜한 밤 같은 저녁이 돼서야 퇴근을 한다. 굳이 짬을 내어 나오지 않으면 햇빛 볼 일도 없다. 햇볕 쬐기를 검색해 보았더니 암예방에도 도움이 된단다. 잠시라도 광욕을 하면 일부러 비타민D를 사 먹을 필요도 없겠. 긍정적인 생각은 일부러라도 입꼬리를 올려야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은 원한적도 없는데 스리슬쩍 자리를 잡을 때가 많다. 무언가 하고자 하는 마음에도 어느 순간 벽을 친다. 이럴 때 더욱더 자리를 박차고 나가야 한다. 작지만 알찬 공원을 천천히 걸으며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도 무한대로 흡수한다. 보통 글을 보거나 유튜브를 들으면서 걷는다. 긍정마인드에 관한 내용과 아이들 교육 그리고 어떻게 관계를 이어가야 되는지, 자기 계발에 관한 내용을 돌려가면서 듣는다.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 생각에 내심 뭇하기도 하다.(내 뜻대로 안 될 때가 더 많지만)



요즘 믹스커피를 하루 한두봉은 마신다. 식후 걷기는 혈당관리에도 좋다. 안 마시고 걸으면 백배 좋겠지만 그게 참 쉽지가 않다. 믹스커피가 주는 달달함의 힘을 무시 못한다. 글쓰기와 지쳐가는 하루를 지탱해주기도 한다. 점심 산책과 퇴근 후에도 걷고  대신 무마시켜 본다. 벌써라고 하기엔 마흔 초반을 넘어가는 중이라 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할 때이다. 믹스는 조금씩 줄여나가야겠다. 이렇게 걸으면서 좋았던 내용과 반성해야 할 부분도 각성하며 글로 남길 수 있으니 점심시간 굳이 공원으로 나와야 하는 이유로는 충분하다.






사계절의 무한한 변신을 바라보는 맛도 꽤나 솔솔 하다. 지금은 마른 나뭇가지가 앙상하니 바람이 숭숭 잘도 통한다. 나무그늘 따위 없지만 그 사이 따스한 햇살이 비춘다. 봄이 오면 새로운 잎들이 다시 자리를 잡고 여름이 오면 어느새 뻥 뚫린 하늘을 무성한 초록잎들로 가득 채울 날이 온다. 반드시. 그때쯤이면 지금 옆구리 허전한 내 글에도 어떤 의 한층 더 가치 있는 글로 메꾸는 날이 되길 바란다. 그때까지 광합성 쬐러 자주 나와 한 줄이라도 쓰는 습관 들여야겠다.


좌)현재          우)여름의 같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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