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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Jul 12. 2023

세돌된 언니의 의도된 행동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미소 지어지는 추억 속 사진이 있다. 노트북에 고스란히 저장해 둔 2013년도의 사진이다. 다시 그때의 상황으로 가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본인의 몸을 지탱하는 거라곤 겨우 뻗은 짧디 짧은 두 인데  천방지축 세돌된 언니는 저 때 무얼 하고 있었을까. 옆으로 뱅그르르 돌다가 동생이랑 부딪히려는 순간이 포착되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둘째는 머가 그렇게 좋은지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예상하지 못한 채 세상 해맑은 표정으로 언니만 바라보고 있다. 



동생이 미웠던 걸까, 아님 장난치다 모르고 넘어간 걸까 아니야  아닐 거야 하기 손바닥은 이미 야무지게 활짝 펼쳐져있다. 과연 의도된 행동이었을까.

어쩌다 그 찰나의 순간을 찍게 되어  10년이 지난 지금도 의문의 미스터리로 남게 되었지만  그마저도 에서 하트가 절로 그려진다.



그나마 저때는 둘도 없는 자매였을텐데 지금은 괴롭히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  동생이 무슨 말만 하면 있는 없는 말꼬투리 다잡아 응징을 한다. 사춘기의 특징일까, 원래 성격일까 이것도 의문이긴 하다. 그렇게 언니에게 매번 당하고도 언니 없음 동네 걷기도 같이 안 나간다니 미우나 고우나 언니를 찾는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고 남겨진 사진만 덩그러니 보고 있자니 그립고 그립다. 물론 지금도 너무(?) 예쁘지만 순수 뽀작하기엔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다.




이때만 해등골이 서늘하다 못해 숨만 쉬어도 입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를 때였다. 주택 2층의 거실 창은  어찌나 넓은지. 난방텐트와 현관비닐막 화장실을 책임졌던 온풍기까지 겨울철 기본난방 3종세트가 필수였지만 그때가 그립다. 비록 수면양말과 수면 잠옷 기본 두 겹이 문신처럼 한 몸이었을 때지만 그때 아이들은 추위에 강해지며 양말을 벗어던지고 한겨울  1(언니집), 2층을 뛰어다녔다. 옹기종기 꼬물이 아가들과 서로 얼굴만 봐도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있어 마음 늘 따뜻한 겨울이었다.









사진 출처:  햇님이반짝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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