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만 글을 보면서 자주 멍을 때린다. 1일 1 글 쓸 당시에는 무조건 밀어붙인 것 같다. 그러니 뭐가 나오긴 나오더라. 주춤 거리다간 또 세월아 네월아 그렇게 시간이 잘 간다. 별생각 없이 쓰고 싶진 않는데 손가락 가는 대로 하고 싶은 말 그대로 다다다 쓰는 느낌이 좋긴 하다. 지금도 자러 들어가기 싫어서 최대한 버티는 중이다. 자야 되는데. 벌써 새벽 한 시가 다 되어간다. 오늘이 휴무이면 상관없겠는데 또 제시간에 일어나야 한다. 이 글을 또 어떻게 마무리를 할 것이며 어떤 내용을 전달할 건지 생각지도 않고 써 내려가고 있다. 글을 쓰면 하나를 내어줘야 함을 안다. 내어 줌과 동시에 나에게도 다른 의미로 무언가가 남는다. 연이어 써 내려가고 싶은데 자꾸 막힌다.손가락은 계속 명령을 내려달라고 대기 중인데 말이다. 손가락아 그냥 네가 움직이면 안 되겠니. 때론 머리보다 앞서는 행동이 나을 때가 있다. 선 행동 후 생각. 가끔 너무 많은 생각으로 오히려 행동으로 나서지 못할 때가 많다. 쓸데없는 잡생각이 많아서다. 글쓰기도 일단 앉아야 하며 백지창을 열어야 한다. 쓸게 없다고 창조차 열지 않으면 좀있다가 써야지 했던 게 한 시간이고 저녁이고 다음 날이 어느새 며칠이 지나버린다. 이런 사태만은 일어나지 않도록 쓰다만 거라도 계속 이어가 보려고 한다. 그러면서 오늘처럼 늘 새창을 열 때가 흔하다.
날씨가 좋다. 꽃피는 4월. 뭔가 하고는 싶은데생활패턴은 똑같다. 작년 말에 들인 몬스테라도 소리 없이 분주하다. 나도 모르는 사이 가족을 늘이고 있었다. 남편이 얘기해 줘서 알았다. 큰 잎에 가려져 있어 바로 알아채지 못했다. 괜히 미안하고 기특하다. 의식의 흐름으로 글을 쓰다 보니 급 식물 사랑으로 마무리된다. 너도 봄을 아는구나. 진짜 자식들(?)도 애 먹이는 와중에 말도 없이 강한 테라를 보며 다시금 마음이 일렁인다. 그 자리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 테라를 보고 있으니 옹알이던 내 마음의 새싹도 글로 피워내고 싶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