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남겨야 한다.또다시 만날 수 있을까. 숫자가 너무 많다. 평소 보던 조회수가 아니다. 정신이 혼미하고 황홀하다.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다.
조회수 8만을 찍은 친정김장에 시어머니가 오셨다를 누르고 당당히 1위로 올라섰다.시어머니가 시어머니를 제쳤다. 나에게 숨 쉬듯한 일상이 다른 사람들에게 의아함(?)을 남겨주었다.
휴무날 둘째랑 있었던 일을 올렸다. 딸이 문자를 보내는 순간 고마웠다. 내용도 사랑스럽지만 바로 글감이라는 걸 알아챘다. 당일 조회수 백을 넘었다. 하루 만에 백을 넘는 일은 드물다. 그전 날 쓴 시어머니의 글을 보는 사람이 많아서 덤으로 높은 줄 알았다. 첫날은 맞다. 다음날 우연이라기엔 1000을 돌파한 알람이 온다. 혹시나 하고 확인해 보았더니 마침 내 눈에 두 개의 제목이 동시에 보인다. 하나도 감사한데 두 개라니. 신기하고 신기하다. 앞으로 이런 화면 두 번 다시 볼 수 있을까 싶어 얼른 캡처해 놓았다.12일 하루 조회수는 기적이지만 매일 써내는 내가 기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글쓰기가 나에게 주는 의미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냥 꽂히는 대로 쓴다. 시어머니도 딸도 글감을 선물했다. 언젠가 시어머니의 글을 모아 북으로 만들고 싶다. 브런치작가가 되기 전부터 시어머니와의 관계는 한결같았다. 오히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시댁에 더 자주 방문했다. 그때는 쓰지 않았다. 결혼하고딱 한번 시어머니에게 큰소리로 화를 낸 적이 있다. 기억력이 허락한다면 이것도 풀어내야겠다.
불과 몇 분 전 중2딸과 말다툼을 했다. 새벽 한 시가 다 되어가는데 내 옆에서 구시렁거린다. 얼른 자라고 했지만 꿈쩍도 않는다. 낮에 실컷 피아노 치면서 놀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동생이 시끄러워 공부를 못했다는 둥 헛소리를 해댄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화는 평온했던 마음이 순식간에 불덩이로 번진다. 화가 솟구치면서도 이걸 어떻게 글로 연결 짓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맴돈다. 중2딸이 심기를 건드린다라고 연재라도 쓰고 싶을 판이다. 아이는 자신(?)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써낼지 의문이다. 쓰다 보니 또 솔깃하다. 이래서 자꾸 손가락을 움직여야 하나보다.
지금처럼 써나가면 된다라고 하면서 조회수에 집착하고 있다.어쩔 수 없나 보다. 필요이상의 집착은 화를 부른다. 순수한 마음으로 글을 쓰기엔 자꾸 때가 묻는다. 이 조차도 과정이라 여기며 전체조회수100만을 향해 글을 쓴다.그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란 걸 안다. 스스로 정하는 목표가 다음 글을 쓰게 한다. 내 만족이다. 사소한 일상을 써내는 동안 마음의 진동이 울린다. 미세한 울림을 감지하는 느낌이 좋다. 놓치고 싶지 않다. 이 울림 지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