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발행하지 않을 때에도 몇 번이나 이곳을 들락거렸는지 모른다. 수시로 다른 글을 읽었고 또 읽었다. 그만 읽고 뭐라도 끄적여야 되는데 도통 쓸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얼마 만에 새벽에 쓰는 글인지 흰 벽지를 마주 보며 블루투스키보드를 가동한다. 미라클모닝 아닌 미라클나잇이다. 이렇게 해야만 겨우 나를 위해 시간을 내어본다. 그동안 새벽기상을 얼마나 바랐는데 알람은 들리지도 않는다. 들었다한들 알람소리는 5초를 가지 못한다.
지금 시간이라도 끄적일 수 있는 이유는 열대야가 사그라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앉아있을 수 있다. 여태 밤늦게라도 더위 때문에 맥을 못 추었다. 거실에 앉아만 있어도 땀이 맺히니 어서 에어컨방으로 들어가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팔월 중순에 벌써부터 가을바람이 스며든다. 그동안 더워서 고생했지 한다. 이제는 정신 차리고 쓰나? 것도 아닐 거면서 괜한 더위 핑계를 댄다. 이제는 자러 들어가기도 아깝다. 또 새벽 두 시를 넘긴다. 이러니 알람소리를 못 듣지. 그래도 이 시간이 마냥 좋은 걸 어떡하누. 미라클모닝 안되면 미라클나잇이라도 만끽해야지. 새벽기상 못했다고 그만 자책하고 내가 만들 수 있는 아름다운 밤이라도 만들어야겠다. 작은 열정이 반짝이도록 조용히 나만의 시간 사수해야지. 이러면서 미련을 못 버리고 언젠가 벌떡 일어날 그날이 오길 바란다. 알람은 또 여섯 시에 울리겠지. 그러면 더 잘 수 있다고 좋다고 끌 거고. 출근이라도 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