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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Mar 23. 2023

행복이라는 거짓 가면


같은 공간,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우리.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아무도 모르게.

아이들의 하하 호호 재잘거리는 소리.

시어머니와  의 대화 소리.

행복한 노랫소리가 차 안 가득 울려 퍼진다.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가까운 바다에 콧바람을 쇠러 가는 중이다. 그 어느 하나 모나는 상황 하나 없는데 눈치 없는 눈물은 멈추지가 않는다.






아침부터 서로의 의견충돌로 현관문을 벌컥 고 나와 버렸다. 오늘 일정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다툼이기   하나 때문에  아이들과 어머니와의  약속을 저 버릴 수가 없었다. 왜 하필 오늘인가. 원망해 봤자 늦었다. 실낱같은  엄마이자 며느리역할은 해야만 한다.  이내 못다 한 화를 삭이고 그와 함께 어머니와 아이들이 있는 시댁으로 향한다. 적막 그 자체의 공간 속에 함께 있다.  그와  사이에 이렇게까지 숨 막혔던 순간이 있었던가.




한편으로 나는 이런 개인공간(?)에 글을 쓰며 푼다지만  그는 어디서 어떻게 분노를 뱉어낼까.

어디 가서 하소연할 곳 없이 속앓이 하다 이제야 곪아 터져버렸다. 썩어문들어가는  마음을  봇물같이 쏟아낸 그를 보고있자니 가슴이 아려온다.

혼자서 많이 참아왔구나. 내가 너무 무심했구나.

서로와의 대화  공감 속에서 하루를 살아냈던 우리가 어떡하다 지하 터널 속에 갇혀버린 걸까.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면이라 생각한 적도 없지만.






이보다 더 행복할  있을까.

그가 사랑하는 엄마와 딸들과 함께인데 지금 그는 행복할까.  마음이 없다면 껍데기일 뿐이겠지. 나 역시 그렇다.  우린 지금 행복하지 않다. 행복을 가장한 거짓 가면을 쓰고 있는 중이다.




이것 또한 내가 풀어야 할 숙제다.

그와 함께하는 20년 동안(연애 7)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고 결혼을 했다.

그 마음이 변하지 않기 위해 또 최선을 다하는 도중 하나의 퍼즐조각이 튕겨나갔다. 원래 있던 자리로 돌려놔야 한다. 부부가 살면서 어떻게 계속 의견이 맞을 수 있을까. 서로 조금의 배려가 필요하고 어긋나지 않도록 다음 퍼즐이 잘 맞출 수 있도록 미리 대비를 해두어야 한다. 






이사 예정에 나도 그도 알게 모르게 신경이 곤두서있었나보다. 한 거주지에 정이 듬뿍 든 만큼   몸과 마음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데 물건과 몸은  순간이동한 것처럼 옮겨지지만  마음은 오라 한다고 금방 따라오지 않는다. 몸과 마음의  속도가 같지 않다. 급하게 맞추려니 어긋난다. 조율이 필요하다. 기다림이 필요하다.




그 어느 장소라도 내 마음 편한 곳이 낙원임을.

이렇게까지 그로 인해 하루종일 마음이 불편한 거 보면 아직까지 많이 사랑하는가 보다. 아니, 내 마음 불편한 거 못 겠으니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 심상일수도 있겠다. 그러니 결론을 내야 한다.

이런 불편한 감정으로 계속 있을 수만은 없다.

누구보다 아이들이 더 잘 안다.  아닌 척 괜찮은 척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숨만 쉬며 살 수없다. 연기라곤 눈곱만큼도 할 수도 없다. 아직 그런 내공까지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시간들이  만약 자주 일어난다면 연기력도 늘어날수있겠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평생 함께하자는 약속과 함께 인생의 퍼즐을 맞추기 시작한다. 퍼즐을 맞추는동안  엎지를수도 있고 다른 곳에 놔둘수도 있다. 충분한 시행착오를 거쳐 맞춰간다.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조각은 없다. 그러니 잃어버리지만은 말자. 어긋나면 또 맞추면 되니까.









사진 출처:  픽사베이, 햇님이 반짝 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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