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동안 기차 탈 일이 없다. 아니 사십 평생 기차 타는 일이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 그랬던 내가 작년과 올해 연속으로기차 타는 일이 생겼다. 그것도 혼자. 다른 사람들이 보면 그게 뭐 대수라고도 할 수 있는 일일 테지만 나에겐 또 다른 도전이다. 우물 안 개구리가 바깥세상을 구경하러 간다. 도전은 항상 긴장되고 설렌다. 모든 게글쓰기로 인해 생긴 일이다.
22년 9월 [엄마 뭐 해 브런치 해?]라는 브런치 프로젝트 공지를 보게 되었다.아이들이 저학년일 때 보기 시작한 {슬기로운 초등생활} TV가 있다. 그때부터 이은경선생님과의 인연이 브런치로 인해 엄마의 꿈으로 연결되었다. 그저 팬심으로 시작한 글쓰기가 지금까지 이어져 지난달 <현실 엄마, 브런치로 나를 키우다>를 출간하게 되는 선물도 받게 되었다.
작년 처음으로 선생님을 직접 보게 되었고 글쓰기를 함께 시작한 동기들도 만났다. 내년 모임을 장담하지 못해 토요일 근무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기필코 참석해야만 했다.(실장님 감사합니다)
1년 뒤 지금 서대구역에 앉아있다. 혹시나 몰라 30분 전에 미리 도착해 있었다. 기다리는1분 1초가 지루할 틈이 없다.이 자리, 이 공기, 쓰는 나 모든 게 신선하다.
길고도 짧았던 지난 2년을 돌아보니 울컥 열매를 먹은마냥 아무 때나 눈가가 뜨거워진다.
멀리서 기차가 들어오는것만 보아도 울컥하고 기차에 타기 전 창가에 비친 내 모습을 보는데도 두근댄다.이럴 때 얼른 한 문장이라도 남긴다. 지나버리면 그때의 나는 또 다른 모습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초심. 처음으로 먹은 마음. 그 마음으로 글을 부여잡는다.
지금 나의 감정에 충실할 수 있어 좋다. 한 편의 글을 쓸 때마다 그때 그 순간의 생각과 감정을 꾹꾹 눌러 담는다.1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글은 남으니까 그때의 나로 돌아가게 만든다. 그게 곧 글쓰기의 매력이며나를 만나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