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을 땐 나이아가라죠!!
자연경관을 그다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난 리딩 위크에 간 나이아가라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겨울의 나이아가라도 장관이었지만 날이 풀리면 또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나이아가라에 다시 갈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학교에서 나이아가라 왕복 버스를 단돈 12불에!! 이건 가야 해!! 이번 겨울은 근 20년 중 가장 따뜻했던 겨울이라는 말이 과언은 아닌지 나이아가라에 소풍을 간 3월 중순에는 파카가 필요 없을 정도로 따뜻했다. (그러고 4월에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역시 미친 날씨.)
봄의 나이아가라는 (아직 꽃도 안 폈으니 완연한 봄의 나이아가라도 아니지만) 겨울의 나이아가라와는 느낌이 또 달랐다. 겨울에는 웅장한 남성적 위용과 톡톡 털어지는 물방울의 여성적 매력이 느껴졌다면 봄의 나이아가라는 조금 더 경쾌했달까. 막 올랜도 여행을 예약한 직후라 예산이 타이트해서 헬기는 못 탔지만 대신 내려가 본 동굴은 나이아가라의 위용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폭포가 떨어지는 뒤쪽으로 나 있는 터널에서 그 많은 물이 떨어지면서 내는 소리가 관용적 표현 그대로 천둥소리처럼 들렸다.
날이 좋아서 그림 같은 풍경을 배경으로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듯했다. 거기에 그런 장관을 바라보며 먹는 점심은 심지어 맛있기까지 해서 너무 행복했다. 사실 우리 자리가 그렇게 폭포가 잘 보이는 자리는 아니었는데 디저트가ㅠ 너무 맛있었다ㅠㅜㅜㅜ 여긴 다 좋은데 케이크에 제발 생크림 좀 덜 올렸으면 좋겠단 생각이 항상 들 정도로 디저트가 지나치게 달았다. 그런데 그 식당은!! 파티쉐만 한국으로 납치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달지 않고 적당해서 계속 들어갔다. 세상에 살면서 티라미수에 치즈가 너무 많아서 힘든 건 처음이었다. (결국 많이 먹었단 얘기다. 기승전 먹방이야.. 정말 돼지인가 봐....)
캐나다에는 어딜 가도 재밌는 문구를 써놓은 판을 많이 파는데, 나이아가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친구 관계, 결혼, 남자의 본성(?) 등에 관한 위트 있는 문구가 참 많아서 사진 찍어서 교훈 삼으라고 남동생과 아빠한테 보내주었다.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인데 왜 나한테 분노한 건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