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전구가 켜지자 거실이 조용히 반짝였다.
초록 트리 사이로 빨간 리본이 흔들리고, 창밖 공기는 겨울 특유의 차가운 냄새를 품고 있었다.
그 앞에 다섯 살 꼬마가 서 있었다.
손에는 삐뚤빼뚤한 글씨가 적힌 종이 한 장이 들려 있었다.
"엄마, 나 착한 일 많이 했어!"
반짝이는 눈으로 나에게 말했다.
아직 글씨는 서툴지만, 종이에는 받고 싶은 선물이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
포수마스크와 야구 게임.
짓궂은 표정으로 트리에 걸어두고 추운 날인데도 창문을 열어
산타 할아버지와 루돌프가 어디로 들어올지 확인하던 너.
밤이 깊어지자 거실은 조용해졌다.
트리 전구만 은은하게 빛났고, 집 안은 겨울밤 특유의 고요함으로 가득 찼다.
산타할아버지와 루돌프가 다녀가야 한다며
평소보다 훨씬 빨리 잠이 든 너.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꼬마는 눈을 뜨자마자 거실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엄마!!!!!!"
트리 옆에는 귀여운 포장지로 포장된 두 개의 선물상자 놓여 있었다.
산타 할아버지가 두고 간 선물을 보고
신이 나 방실방실 뛰어다니는 모습이 그렇게 귀여울 수 없었다.
포장지를 와구와구 뜯으며 신이 난 모습을 보는데,
내 마음도 행복으로 가득 찼다.
그날 우리는 아빠가 예약해 둔 작은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는 밥을 먹었다.
창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고,
네 얼굴은 하루 종일 들뜬 표정이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문득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말을 막 시작하던 우주가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서툰 발음으로 노래를 부르던 모습.
그때는 음도 잘 맞추지 못해서 랩처럼 흥얼거렸는데,
이제는 크리스마스가 무엇인지 알고
산타에게 갖고 싶은 선물을 편지로 또박또박 쓰는
다섯 살 꼬마가 되어 있었다.
우주의 다섯 살 크리스마스는 정말 행복 했다.
네가 크리스마스를 처음으로 온전히 이해한 날이었고,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마음이 몰랑몰랑 설레는 엄마는
우주와 함께 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다음 날 아침.
“으아아앙 크리스마스가 끝났어.
너무 행복했는데 으아아앙.
나는 매일 크리스마스였으면 좋겠어!”
엉엉 울던 너.
언젠가 산타의 비밀을 알게 되겠지만
엄마에게는 이 날이 오래 기억될 것 같다.
매일이 크리스마스처럼
우주에게 행복한 날이 이어지길 바랄게.
메리 크리스마스
우리 아들.
오래오래 함께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