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까지 어린이집에 다닌 아이.
여덟 명이 함께 지내던 작은 교실에서 하루를 보내다가,
여섯 살이 되면서 스무 명이 넘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유치원에 가게 되었다.
나는 새로운 곳에 가면 조금 긴장하는 편이라,
유치원을 보내기로 했을 때도 아이가 낯설어하지 않을까 먼저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우와, 그럼 친구가 200명이나 생기는 거야?”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어떤 친구들을 만날지, 어떤 놀이를 하게 될지 이야기하느라
입학 전날 밤에도 쉽게 잠들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알게 됐다.
아이의 세계는, 내 생각보다 훨씬 넓다는 것을.
첫날 유치원 선생님께서 들려준 이야기도 그랬다.
선생님에게 여행 이야기를 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점심시간에는 먹지 않던 반찬을 보며
"먹어 볼까?”
하고 스스로 도전을 했다고.
(집에서는 못보던 반찬은 치우라고 하는데)
오전에 조금 긴장한 얼굴이었지만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먼저 말을 걸기도 했다고 했다.
그날 나는 아이가 꽤 잘 해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됐다.
아직은, 작은 아이라는 것을.
이틀쯤 지나던 밤,
잠자리에 누운 아이가 말했다.
“엄마, 나 다시 어린이집 갈래”
교실이 너무 시끄럽다고 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다고 했다.
며칠 동안은 자다가 깨서 울기도 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여덟 명이 지내던 공간에서
서른 명 가까이 모인 교실로 갑자기 들어간 거니까.
아이에게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큰 변화였을 것이다.
나는 유치원 첫날의 모습을 듣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는 아직
낯선 하루를 견디고 돌아와
밤이 되면 풀어내는 중이었다.
그래도 괜찮다.
낯설고,
시끄럽고,
그래서 가끔 울기도 하면서
그렇게 자기 속도로 익숙해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