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의 첫 응원가
우주야,
너의 다섯 살 여름이 끝나갈 즈음,
너는 처음으로 아빠 손을 잡고 야구장에 갔지.
주초시 누나들과 함께였고, 엄마는 다른 약속이 있어 함께하지 못했어.
덥고 힘들지 않을까,
스포츠 경기를 직관한 적 없는 다섯 살 꼬마에게
야구장은 다소 버거운 공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
아빠 말로는, 생각보다 잘 앉아 있었다더라.
경기엔 큰 관심 없어 보였고
그냥 누나들이랑 노는 것 같았다고.
그런데 말이야,
다음 날 네가 엄마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전혀 달랐어.
"사람들이 막 방망이로 치고 달려"
그러더니 너 몸으로 야구를 설명하더라.
방망이를 휘두르고, 베이스를 도는 흉내를 내면서.
그날부터였지.
너는 마음에 드는 선수를 하나 골랐고, 자기를 정준재라고 불렀어.
매일 방망이를 휘두르고, 매일 달렸어.
정준재처럼 멋진 야구선수가 되겠다며, 채소도 먹어보려 하고 밥도 혼자서 팍팍 떠 먹었지.
우주는 우리가 응원하는 SSG랜더스의 응원가를 어느새 다 외웠고,
다른 팀 선수들의 응원가까지 모두 따라 부르기 시작했지.
2025 시즌은 끝났지만,
우주의 시즌은 계속되었어.
어린이집이 끝나면 아빠랑 야구를 하고,
주말이면 엄마랑 제주대학교 운동장에 가서 달렸지.
매일 응원가를 부르고, 야구 경기를 돌려 보고,
매일 야구 유니폼을 입고 야구 헬맷까지 챙겨쓰고 등원했어.
우리동네 친구들은 우주가 공을 치고 달릴 때마다
“정! 준! 재! 화! 이! 팅!”라고 응원해줬고, 너는 하루하루 조금씩 야구 실력이 늘어갔지.
엄마는 어느 순간 야구선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찾아보곤 했지.
우리 우주가 좋아하는 걸 마음껏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거든.
지금은 추운 겨울이라 밖에서 야구를 할 수 없지만,
곧 2026년 야구가 시작된단다.
이번 시즌은 우주랑 같이 야구를 보러 전국 곳곳을 다닐 생각이야.
그 생각만으로도 엄마는 이미 설레고 있어.
홍우주 선수, 기억해줘.
네가 어떤 선수가 되든,
아니 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엄마는 언제나 네 응원석에 앉아 있을 거야.
가을야구를 좋아하던
다섯 살의 너를 기억하며.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