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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힘이 든 날엔

이 글을 읽어줘.

by 서툰엄마

우주야, 엄마는 요즘 학교폭력 뉴스를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 무거워.


사건의 진실이나 가해자에 대한 분노도 크지만, 무엇보다 피해를 입은 아이와 그 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야. 엄마가 감히 가늠할 수 없는 비통함과 슬픔이겠지. 예전엔 뉴스를 보면서 ‘가해자들이 벌을 제대로 받아야 한다’는 생각만 했는데, 지금은 그보다 먼저 ‘부디 저런 일이 우리 가족에게는 일어나지 않기를’ 하는 간절한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올라와. 이제는 뉴스 속 이야기들이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처럼 가슴 깊이 다가오거든.


아이와 함께 자라는 건 정말 기쁘고 사랑스러운 일이지만, 그만큼 불안도 함께 따라와. (너도 부모가 된다면 이 말을 이해하겠지?) 우주가 조금만 빨리 뛰어도 다칠까 봐 조마조마하고, 어디선가 아이 우는 소리가 들리면 ‘혹시 우리 우주일까’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이름도 모르는 아이가 다쳤다는 기사에도 눈물이 나기도 한단다.


엄마는 세상이 완벽하게 안전하지 않다는 걸 알아. 그래서 매일 다짐해. 사랑이 많은 아이로 자라길, 상처받지 않길, 혹시 아프고 힘든 일이 있더라도 엄마 아빠에게는 입을 닫지 않기를.


우주가 언젠가 혼자 세상 속으로 나아가야 할 때, 엄마 아빠가 네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 언제든 기댈 수 있도록, 혼자서도 잘 설 수 있도록 말이야. 오늘같이 말도 안 되는 학교폭력 기사를 본 날에는 나쁜 일이 생길까 봐, 누군가 너를 괴롭히진 않을까 걱정돼서 밤잠을 설치기도 해. 이런 불안은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다는 걸 알지만, 뉴스에서 어린아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면 하루가 참 길고 힘들더라고.


그럴 때마다 다시 마음을 다잡아. 우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자고.


이 글을 나중에 네가 읽게 되는 날이 있다면, 아마 그건 조금 힘든 날일지도 모르겠다. 그럴 때 꼭 기억해 줘.

엄마 아빠는 언제나 네 편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믿고, 너의 이야기를 들어줄게. 엄마 아빠는 완벽하진 않지만, 너를 향한 사랑만큼은 누구보다 크고 단단하단다. 기쁠 때도, 실수할 때도, 말하지 못할 아픔이 있을 때도 항상 너의 뒤에서 너를 지켜줄 거야. 때로는 조용히, 때로는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면서.


부디 세상이 우주에게 따뜻하기를 바란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너도 그런 사람이 되기를 바라. 그리고 무엇보다 너 자신을 가장 소중히 여기기를. 혹시 힘든 순간이 온다면, 이 글을 다시 읽어줘. 엄마 아빠는 언제나, 어떤 순간에도 네 편이야. 이런 불안도 곧 지나가겠지? 우리 늘 서로를 아껴주고, 사랑하며 살자!


사랑해.

사랑한다는 말이 부족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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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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