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를 쓰는 나이다.
돋보기를 처음 쓴 날,
개명천지의 기쁨을 느꼈다.
세상에!
책 속의 흐릿하고 자그만 글씨가 이렇게 또렷하고 커다래지다니!
하지만
돋보기는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가까운데는 잘 보이지만,
갑가기 고개를 들어서 먼데를 보면 핑돌면서,
세상이 뿌예졌다.
돋보기를 처음 쓴지 1년정도 된 지금은..
그 뿌예지는 세상에도 어느정도 적응한 상태다.
적응은 무엇인가?
어쩌자고 적응력은 언제나 진화하는가?
나는 적응력이 뛰어난 편이다.
해외여행에서도 낯선음식이나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잘 버틴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싫은 사람, 안친한 사람과 엮이는 상황이 된다면
잘 지내는 방법 같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별거 아니지만, 슬쩍 공개한다면,
싫은, 안친한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고, 그 사람의 장점을 찾아낸다.
자꾸만 장점을 찾아내다보면, 그 사람의 단점이 점점 희미해지는
마법이 일어난다.
이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는 이 방식으로 30년 넘게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어쨌든...
나는 돋보기를 쓰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요즘..
좀 우울했다.
우울이라는 감정은 내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자꾸 아프고, 기운이 약해지는 걸 느끼면서..
마음도 약해지는.....
죽음이 멀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130살까지 살 예정이었는데ㅎㅎ
나의 불행은 생각까지 바꿔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