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잔소리 주례사1

슬기로운 남편 생활

by 피어 나

23년 2월 어느 날로

예식장을 예약했다는 두야.


진심으로 축하해.

그러면서 한편으로 착찹하기도 해.

게으름뱅이(미안,엄마눈엔 그렇게 보여)인 너가 어떻게 살아갈지

정말 걱정되거든.


행복해하는 너를 보며

초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어.

그런데 왜 이리 걱정이 되는지..

삼십여 년전 할머니 할아버지도 비슷하 마음으로

엄마를 지켜봤겠지.


사실.. 나도 너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아.

어쩌면 더 철이 없었을 거야.

그도 그럴 게.. 너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거든.


그 시절 나는

결혼을 하면 모든 게 다 좋아질 거라는 환상 속에서

기쁘게 개미지옥으로 한 발을 내딛었단다.

그땐 다 신이 났던 것 같아.

어린아이처럼 모든 걸 통제받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큰 기쁨이었지.

'마음껏 술먹고 돌아다면서 놀리라.'
이게 결혼을 준비하던 이십대의 내가 가졌던 생각이란다.


이런 생각으로 결혼을 했으니...

거기다가 결혼에 대해..

함께 살아가는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생태로 시작한 결혼은

생활이 시작되는 순간,

지옥의 문을 활짝 열었단다.


지옥의 결혼생활을 경험한 인생선배로서..

너에게

잔소리 주례사를 늘어 놓으려는 예정이야.

주례사가 지겹다고 투덜거릴, 겨우 이런 주례사냐고 짜증낼 너에게

미리 밝히건데..

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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