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글들이 다음을 타고 세계에 있는 한인들의 소식통으로 요즘 빛을 발하고 있다. 브런치를 하기 전에는, 아니 글을 쓰기 전에는 다음이나 네이버의 소식들이 그저 남의 일이었고, 남에 의해 쓰인 내용들을 그저 받아먹었고, 아무 감흥 없이 비판이나 하고, 심지어 이런 쓰레기 글이 있나라고 치부해 버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내가 직접 겪는 일들을 소소하게 글로 남기고 브런치에 올리고 그런 글들이 다음에 올라가고 보니 남의 글도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되고 나 또한 더욱 재미있게 글을 쓰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더욱 흥미로운 소재로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각자가 살고 있는 나라에서 일어난 일들을 시시각각 그리고 생동감 있게 전달되는 글들이 앞다투어 올라왔다. 타국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사명감이나 애국심 같은 게 발동되어 생활 속에서의 팩트가 봇물 쏟아지듯 글로 넘쳐났다. 모두가 동시에 처음 겪는 일이니 그저 신기하게 각자가 겪은 에피소드를 글로 사진으로 더욱 적나라하게 나열되다 보니 나라마다 비교가 되어 코로나를 바라보는 시선들도 다르다는 걸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사재기 열풍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시작되었고 인종차별에 관한 글들은 모든 사람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런 글들은 다른 시각으로 살고 있는 한국인끼리의 혐오 댓글로 이어지기도 했다. 나 또한 그런 글에 광분해 공개 댓글을 개제하기에 이르렀지만 같은 세상에서 같은 이방인으로 살지만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도, 그래서 우리가 더 정확한 잣대로 세상을 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 또한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중국의 코로나 19 대응이 늦어졌음에 화가 나 칼럼을 쓰기 시작했고 우연히 미주 한국일보에 눈에 띄어 신문 사설과 인연이 되어 내 이름으로 칼럼이 매주 실리는 영광까지 갖게 되었으니 실로 감회가 새롭다. 칼럼을 연재하다 보니 세상 돌아가는 뉴스를 진지하게 봐야 했고 그리고 약간은 비틀어야 진짜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있다는 사명감까지 생기기 시작했다.
며칠 뒤에 그런 일들이 정말인 것처럼 공중파 기사가 되기도 하고 나의 소소한 발언들이 타국에 사는 한국인들의 실생활을 그대로 반영하는 대표가 되어 그대로 노출이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그러니 나는 더욱 진실만을 말하고, 왜곡된 내용을 바로 잡아야 하고, 사실에 근거된 내용인지를 확인하고, 글로 옮겨야 하는 해외 리포터 같은 역할을 자연스레 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한참 코로나 사태의 1위를 지키고 있었던 이탈리아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브런치 작가님도 계셨고, 프랑스의 민낯을 가감없이 보여준 작가님 그리고 최근엔 스웨덴의 평화 뒤에 숨은 그림자를 그대로 보여준 작가님들... 너무도 많아서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지만, 그분들 모두가 사명감을 가지고 생생한 글을 쓰셨다는 거에 깊은 감사를 드려야 하고 또 그분들로 인해 한국의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드높게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 모두 박수를 받아야 한다.
작게 보면 브런치는,
글을 쓰는 사람들의 모임이고 토론의 장이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글을 통해 자신을 치유하고 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공감하고 그런 인연으로 혼자가 아니라는 공동체 의식을 만들고 있는 정말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인 고급 플랫폼이다. 작품이 되어 꼭 출간되지 못해도 작가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글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고 또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데에 매력이 있다.
지금 시대는 인터넷이 발달되어 예전처럼 외교관이니 특파원이니 하는 특정 부류의 사람들에게 의존해 그들의 전문가적 시점에서 어렵게 세계가 돌아가는 판을 들을 필요가 없어졌다. 세계 각국에 흩어진 보통 사람들의 글을 통한 블로그나 사이트 특히 브런치 작가들의 힘으로 이젠 굳이 미국에 오지 않아도 독일에 가서 살지 않아도 매일매일 새로운 일상을 또는 느긋한 일상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 앞에서 드러내 놓고 말하지 못하는 씁쓸한 뒷얘기를 마음껏 말할 수 있는 곳 또한 브런치 같은 공간이다.
외신 기자의 뉴스는 논문 같아 딱딱하지만,
브런치 글은 생생함이 살아있어 인간적이다
한국을 떠나 외국 생활의 막연한 동경에 일침을 가한 글이 있는가 하면 디테일한 외국 생활의 장단점을 보여줌으로써 철저한 준비로 외국에 나가야 할 필요성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떠도는 수박 겉핥기 식의 환상이 주는 오류도 가감없이 살펴볼 수 있게 해 준다. 오히려 특파원의 뉴스는 일률적으로 배열된 논문처럼 딱딱하고 식상하지만 브런치 같은 글들은 개인이 살면서 느끼는 생생함이 있어 이러한 생활글들을 모노톤의 뉴스가 따라갈 수 없다.
브러치를 하는 대부분의 삶들은 꼭 작가가 아니어도 좋다. 글을 전문적으로 쓰고 또 꼭 책을 출간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전업작가가 아닌 나처럼 평범한 주부나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나 취미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나 백수로 일기를 쓰듯 하루를 글로 정리하는 어떤 사람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저 글을 좋아하고 나의 글로 인해 위로받고 위로해주는 공간으로서 충분하고 그뿐이다. 잘 쓰는 글은 잘 써서 좋고, 못쓴 글은 또 못써서 좋고, 재미있는 글이면 재미있어 좋고 이래저래 브런치에만 머물면 그 시간은 행복이다.
트럼프는 사망자수가 어제보다 조금 내려갔다고 어둠의 긴 터널의 빛이 보인다고 설레발을 치지만 그런 판단은 이르다 입을 모아 말하고 있으니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탈리아나 스페인은 정점을 확실히 찍었다 해서 너무 다행이고 그런 사례들이 미국에도 한줄기 희망을 주리라 기대해 본다.
하지만 뉴욕에 있는 내 지인의 여자 친구는 간호사인데 일주일째 병원을 못 가고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 하루를 근무하면 한국돈으로 백만 원 이상을 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미국의 병원에 있는 환자는 대부분이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환자를 돌보는 의료계 사람들이 확진자가 되어 병상에 누워있으니 일반 환자는 이제 누가 돌본단 말인가? 그만큼 의료계가 붕괴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인데 목숨을 담보로 한 목숨 값으로 백만 원이 아니라 천만 원을 준다한들 누가 병원을 지키겠는가? 가장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는 것 같아서 무섭다. 무엇보다 의료계가 붕괴된다는 건 모두가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인데, 이젠 어떻게 어디로 가야 할지 암담한 현실이다.
미국의 암담한 상황은 여기까지만 말하고 싶다. 언젠가는 끝이 날 코로나 19 역시 나쁜 것만 있는 건 아니었다. 세계 각국으로 흩어져 열심히 살며 쓰고 있는 브런치의 모든 작가님과의 소통이 빛을 발하고 있으니 좋은 점도 있다. 우리의 소소한 일상적인 글이 누구에게는 한줄기 빛이 될 수 있고 그 어떠한 정보보다 빠르게 전달될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팩트가 될 수 있다. 정치가가 말하는 계획되고 포장된 뉴스가 아니라 실제로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그녀가 아름다운 이유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인물로 정직하게 그리고 사실적으로 한국을 꿰뚫어 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대로 짚어내는 탁월한 해안이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그의 카리스마가 담긴 조용한 눈빛과 구태여 치장하진 않아도 빛이 나는 독보적인 차분함과 진솔한 말씨에 매력이 있다고 본다. 나도 화려한 미사어구 없이도 진중한 말씨가 글로 묻어나듯 카리스마 있는 매력이 글로 발산되어,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의 빛남을 세계에 전파하는 사랑받는 글쟁이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