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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랜Jina Feb 22. 2021

좋아하는 것으로,  일하며 돈버는 일이 과연 꿈일까?

내가 좋아하는 걸 내가 아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중요한 일이다


예전에는 그저 '사'자가 들어가는 직업을 지나치게 선호해서 일단 공부를 조금 한다 싶으면 판사나 변호사 같은 법조계에 종사하는 일을 최고로 꼽았고 의사 또한 최고의 직업군으로 부모와 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나 또한 내 친구가 여의사가 되어 가운을 입은 모습이 좋아 보여 여의사라는 타이틀을 내 자식에게 강요 아닌 조언을 했더랬다.


그러니 나의 교육에도 은연중에 의사라는 타이틀을 선망 안 했다고 볼 수는 없다. 자식에게 일단은 공부는 기본으로 시켰지만 그 외로 음악이나 미술, 운동 등 그 나이에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은 아주 착실히 시켜왔다. 음악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교육 중의 하나이다. 음악은 손의 감각으로 익히는 일이라 어리면 어릴수록 빨리 시작해야 하는 교육이다. 악보를 보며 손을 써야 하니 머리 회전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손의 섬세한 감각으로 음을 느껴야 하는 일이라 감성적이면서 감각적인 훈련에 도움이 된다.


미술은 아주 어릴 때부터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만으로 충분히 아이의 미적 개발을 할 수 있고 이미 색의 감각이나 펜의 손놀림은 배우지 않아도 타고나는 부분이 많아 아이에게 자질이 보이는 시기까지 기다렸다가 아이가 성장하면서 아트에 소질이 있거나 아트를 즐기며 만족도가 남다르면 그때 전문적인 교육을 시키는 것도 늦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운동은 어릴 때부터 해야 한다. 일단 운동은 성실함과 인내심을 기를 수 있는 기본적인 루틴을 알려주는 일이라 몸의 균형도 중요하지만 내면의 성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음악은 연습량에 따라 실력 차이가 나고 미술 같은 경우는 타고나 감각이 절대적인 반면 운동은 두 가지 모두 형성이 되어야 된다. 성실한 자세와 지속적인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해야 하는 일이고 어느 정도 몸에 감각이 있는 아이라야 다른 아이들과 다른 성장 속도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내 아이들 같은 경우 몸의 타고난 감각은 있지만 운동으로 성실하지 못해 중도에 포기한 아이도 있고 음악적으로 뛰어났지만 음악보다는 공부에 좀 더 재능이 있어 그 길로 돌아선 아이도 있다. 오히려 미술에 감각이 없던 아이가 이번 팬데믹으로 혼자 이것저것 기웃거리더니 비보이로 땀을 흠뻑 내더니 지금은 그림 그리기에 푹 빠져서 밤을 새우며 그림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의 머리는 스펀지처럼 지식을 배우는 데로 받아들이는 시기라 좋아하는 걸 떠나서 어디에 재능을 보일지 모르는 일이니 일단 도전을 시켜보는 게 부모로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러다 실수한 게 있다. 이것저것 단타로 도전을 시켜보니 적게는 1년에서 늦게는 2,3년을 기다려도 흥미를 갖지 않아 한마디로 버리는 패가 생기기 마련이었다. 피아노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인 딸이 선생님이 바뀌자 흥미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몇 번 도전을 시켜보았지만 한번 흥미를 잃어버리자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고 게으름을 피워 진지하게 물어보았다. '계속 피아노를 할까? 아니면 언니처럼 바이올린을 한번 해볼까?' 아이는 당연히 피아노가 지루해진 찰나였으니 새로운 악기인 바이올린을 택했다. 그 뒤로 피아노는 아예 접어버리고 바이올린을 했지만 크게 좋아하지 않아 그저 취미로 하는 악기에 그치고 말았다.


지금에 와선 그때 왜 엄마가 좀 더 피아노를 계속하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원망하는 듯한 말을 한다. 집에 오면 바이올린은 손에도 대지 않으면서 피아노 건반은 열심히 두드리는 걸 보면 어릴 때 천재 소리를 들었던 아쉬움이 남나 보다. 그래서 부모가 부모의 뜻대로만 아이를 좌지우지하는 것도 문제지만, 아이들의 어린 소견만을 존중해서 재능을 지속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래저래 아이들의 교육은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임에는 분명하다.


그래도 지금은 시대가 참 많이 바뀌었음을 실감한다. 춤도 재능임을 인정하고 일찌감치 어린 나이에 재능이 보이면 부모들이 발 벗고 나서서 아이들을 서포트해준다. 춤뿐이 아니라 미술에 재능이 있으면 좋은 선생님을 섭외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찾아보고 아무리 먼 거리에 선생님이 사셔도 그곳까지 기꺼이 운전을 해서 선생님께 사사를 받게 한다. 음악은 말할 걷고 없고 아이가 레고를  좋아하면 그 레고가 아무리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일이라 하더라도 부모는 빚을 내서라도 아이에게 기쁨을 헌사한다.


그렇게 열심히 아이들에게 서포트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전 같으면 아이가 그저 공부를 잘해서 판검사나 의사가 되어 전문직에 종사를 하며 권위도 있고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을 원하기 때문이었다. 아이의 성공이 부모의 성공으로 인식했고 내가 못하면 내 자식이라도 성공의 대열에 합류시키고 싶은 마음이 컸다. 거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은 어떠한 직업보다 한번 직업을 가지면 죽을 때까지 돈걱정이나 이직할 필요가 없는 철밥통이기 때문이다. 대학교 때까지 공부라는 일만 해놓으면 평생 다시 무언가를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편안한 직업을 그때는 누구나 꿈꾸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직업군이 부족했던 시절이기도 했다.


우리의 시대는 그냥 그랬다. 공부만이 성공하는 삶의 보장된 지름길이었고 그 길만이 죽을 때까지 승승장구하며 살 수 있으리라 굳게 믿었다. 우리의 부모도 그렇게 살았고 우리도 그렇게 대물림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일했고 우리의 아이에게 대물림된 사고를 강요하며 기르게 되었다. 판검사나 의사의 직업이 이 세상 전부인양... 꿈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고 그저 그렇게 살았다.



하지만 지금 세상은 바뀌었다.


판사나 검사의 일을 인공지능이 가능한 로봇이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더 빠르게 더 정확한 데이터로 판례를 찾아내 판결을 내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렇게나 권위적이고 경험치가 최고였던 일들을 이제는 능력 있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보다 뛰어난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이 될 수도 있고 실제로 그런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더 이상 판검사의 위력이 사라질지도 모를 위기에 놓여있다.


의료계에 로봇의 신기술이 접목된 건 그리 신기한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로봇의 손으로 수술을 받은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나 또한 로봇이 나의 폐 근처의 혹을 말끔하게 떼어내었다. 이제는 로봇없이 섬세한 수술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로봇이 인간의 체력을 대신해 더욱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인간이 로봇을 지배하되 인간과 로봇이 함께 미래로 가야 함을 일깨워주는 단면이다.


이처럼 사회가 급속도로 변하면서 직업군에도 많은 다양성이 따라왔다. 다양해진 만큼 오히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 일을 하는 게 가장 좋은 일이다. 갑자기 불어닥친 유튜브의 세계를 보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특이하고 얼마나 빠르게 바뀌며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겉으로는 너무도 평범한 사람이다. 특이할게 하나도 없는 보통사람인데 유튜브에선 100만 구독자를 가지고 있고 조회수가 천만뷰를 넘는 그런 사람이 있다. 예를 들어 하루 종일 밭에서 농사를 짓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힐링을 준다 해서 높은 인기를 끌고 희한한 물고기를 키우며 노는 모습이 신기해서 인기 있는 사람이 있다. 하긴 6살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이 유튜브상 1위를 기록하고 있으니 어디에서 어떤 장르로 누가 어떻게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지 아무도 모른다.

 

바로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하는 사람들이고 우리는 그런 모습을 이유 없이 좋아하고 열광한다. 다른 예로, 너무도 유명한 스티븐 잡스는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인류가 변했음을 인식하고 자신의 회사 로고로 한입 먹은 사과를 이미지화해 애플이라는 극히 단순한 이름으로 세상을 바꾸었다. 인류의 변화를 꽤 하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고 결국은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았고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미친 사람 소리를 들을 만큼 열광적으로 자신의 일을 파고들어 그는 결국 성공했다.


전기차와 코인 화폐로 요즘 주식 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그래서 세계 부자 1위로 등극한 일론 머스크의 경영 스타일은 "When something is important enough, you do it even if the odds are not in your favor."(충분히 중요한 일이라면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도전해서 결국 해낸다는 )에서 그의 경영관을 짐작해볼  있다. 그만큼 자신의 일에 확신을 가지고 도전하는 힘은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는 데에 핵심이 있다.


가까이 한국에서 서태지는 한국 음악 역사의 한 획을 그었는데 그는 대학을 가지도 않고 오로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했고 결국 성공했다. 그 누구도 그의 학력을 문제 삼지 않고 오히려 그 이후에 검정고시라든가 특별한 재능이 있는 아이들에게 대학교육보다는 재능을 살리는데 초점을 두는 깨어있는 사고를 가진 부모들이 많아졌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흔히 물어보는 말이 있다.


'넌 커서 뭐가 될래?' 당찬 아이들 같으면 대통령이나 과학자라고 말했지만 정말 원하는 게 없는 아이들은 죄라도 지은 양 쥐구멍으로 들어가기 일쑤였다. 뭐가 되고 싶은지 아는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꿈이 없는 게 죄일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깨닫기 전에 부모의 꿈이 나의 꿈이 되지 않았을까?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시도도 해보지 못하고 내 친구가 잘하는걸 내가 부러워서 나의 꿈이 되지는 않았는가? 아니면 부모가 하지 못했던 일을 자식에게 강압으로 혹은 은연중에 강요해 그 꿈이 마치 자신의 꿈으로 착각해서 그 꿈에 도달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고 이루었을 때는 오히려 허탈하지 않았을까? 혹은 그 꿈을 이루지 못해 자존감이 떨어지고 사회의 낙오자로 좌절하며 인생을 힘없이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또 나의 꿈을 이야기한다.


난 부모의 강요에 의해 음악을 했고 어린 나이에 불합격 한 번으로 부모의 꿈이 좌절되고 그 꿈이 내 꿈인양 나도 좌절하고 그러다 부모 몰래 미술로 대학을 갔다. 너무 원했지만 대학에서 배우는 미술은 학업으로써의 미술이라 크게 실망해서 학교가 재미없었다. 그래도 사회에서 나가 인테리어의 창의적인 직업이 나의 생각과 딱 맞아떨어졌지만 미국으로 오면서 여의치 않은 환경으로 침체되었다. 그러다 글을 쓰지 시작했고 지금은 내 몸에 딱 맞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되었고 지금의 나는 너무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내 나이 50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이런 행복함을 가지게 된 너무도 행복한 사람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일까?


이제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내가 좋아하는 것이 직업이 되는 그런 행운은 위에서 말한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처럼 성공한 사람의 몫이지만 우리도 미리 포기는 하지 말자.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찾아주는 것만큼 어른인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실천하는 일도 중요하다. 결국은 내가 키운 아이들이 나의 미래와 함께 할 것이고 그 자식은 반대로 부모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주려 또 노력할 것이다. 서로의 행복한 생활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역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안다는 건 중요하면서 아주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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