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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 Oct 19. 2021

전설적인 소프라노 그루베로바 타계 / 함부르크-후궁탈출

2021년 10월 넷째 주 세계 성악계 소식

스타 소프라노 에디타 그루베로바 타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소프라노 중 한 명이었던 에디타 그루베로바가 7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슬로바키아 출신으로 50년 이상 주요 오페라 무대에서 활동함. 

월요일 어제 취리히에서 사망했다고 그녀의 가족이 뮌헨의 에이전시 힐베르트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를 통해 발표했음. 

그루베로바는 2019년에 은퇴했고 바이에른과 오스트리아의 궁정 가수(캄머쟁어린 Kammersängerin)이었음. 


1946년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출생. 평범한 가정 출신.

학교와 방송국의 어린이 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름. 

1961년부터 1968년까지 브라티슬라바 음악원에서 공부했으며 

1969년에 어머니와 함께 공산주의 조국을 떠나 오스트리아 빈으로 탈출(?).

1970년 빈 슈타츠오퍼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역으로 데뷔. 

1976년 R.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중 체르비넷타 역할로 세계적인 가수로 도약. 

https://youtu.be/MUFnAIWaFZg

빈에서 1978년 공연한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중 체르비넷타 역을 노래하는 그루베로바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극장장인 세르게 도르니의 성명. 

"이곳에서 우리는 그녀의 위대한 역할들과 또 성공을 목격했고 축하할 수 있었던 특권을 가졌다. (그녀의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더 나아가 예술의 고통스러운 상실이다."

이 뮌헨의 극장에서 그루베로바가 지난 2019년 은퇴 무대를 가졌음. 

도니젯티의 오페라 <로베르토 드브뢰>의 엘리자베스 여왕 역할을 노래했으며 거의 한 시간 동안의 갈채를 받았다고. 

무대를 떠나면서 그루베로바는 "훌륭했고, 충분했다"라고 말했고,

"정말 큰 가족공동체를 떠나는 것 같은 그런 거죠."라고 말을 이었다고. 


https://www.spiegel.de/kultur/musik/sopranistin-edita-gruberova-ist-tot-a-1b06dad6-603d-4a14-8069-b2ef18902a3c


그녀는 '콜로라투라의 여왕' 혹은 '벨칸토의 대가'같은 많은 별명을 가지고 있었음.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그녀의 아버지는 술을 많이 마셨고, 그녀는 어머니와 더 돈독한 사이였다고. 노래는 모녀에게 일종의 탈출구가 되었다고 함.


https://www.faz.net/aktuell/feuilleton/buehne-und-konzert/starsopranistin-edita-gruberova-mit-74-jahren-gestorben-17591401.html


https://www.sueddeutsche.de/kultur/edita-gruberova-sopranistin-nachruf-1.5443285


콜로라투라 전설

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특히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 작곡가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작품을 좋아한다고 밝힘. 왜냐하면 도니제티가 가수들에게 세부적인 지시를 엄격하게 준수하는 대신 창의적으로 표현하라고 명시적으로 원했기 때문. 

2019년 뮌헨에서 도니제티의 오페라 <로베르토 드브뢰>를 은퇴작으로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님.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의 타이틀롤도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역할 중 하나였음. 

1980년대 말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지휘하는 뉴욕 메트에서의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렛타 역도 그녀의 가장 빛나는 무대 중 하나였음. 

그녀 덕에 너무 어려워서 그간 무대에 자주 올릴 수 없었던 오페라들을 극장 시즌 프로그램에 포함시킬 수 있었다고. 

'콜로라투라 여왕' 혹은 '벨칸토의 영원한 대사제' 등 수많은 별명이 있지만 그녀는 그냥 '그루베로바 The Gruberova'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이 설명됨. 마치 '칼라스 The Callas'나 '카바예 The Caballe'처럼...


https://kurier.at/kultur/starsopranistin-edita-gruberova-gestorben/401774436


원래 그녀는 간호사가 되고 싶어 했다고. 

하지만 대신 "그녀의 노래는 영혼을 치유합니다"라는 찬사를 받게 된 그루베로바. 

그녀는 2020년 10월에 피렌체에서 예정된 마지막 콘서트를 취소했어야 했음. 


https://www.kleinezeitung.at/kultur/klassik/6049044/Mit-74-Jahren_Adieu-Koenigin-Starsopranistin-Edita-Gruberova


에디타 그루베로바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예전에 제가 팟캐스트로 올렸던 아래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연주 실황 영상도 있어요^^)

https://youtu.be/b4wZ3yCgMYA



개막공연 2주 전에 연출이 바뀐 함부르크의 <후궁 탈출>

2주 안에 오페라를 올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함. 

하지만 함부르크 슈타츠오퍼에서 다비드 뵈쉬가 그 임무를 맡음. 

10월 초 뵈쉬는 원래 예정됐던 파울 게오르그 디트리히 대신 오페라를 맡아 새로운 콘셉트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후궁 탈출>을 선보임. 

지난 일요일(10월 17일) 개막공연. 


뵈쉬와 그의 팀은 시간 부족에도 불구하고 미덕을 보여줌. 무대 세트 대신 바닥에 매트리스 몇 개를 놓고는 하렘(후궁)에 대한 극도로 간결한 암시를 함. 무대 세트의 빈자리는 비디오 영상으로 제공됨.  


성악진과 바사 셀림 역의 배우 부카르트 클라우스너가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음. 

그러나 공연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오케스트라 피트 속의 함부르크 국립오케스트라와 그들을 이끄는 지휘자 아담 피셔였다고. 

https://www.stern.de/gesellschaft/regional/nach-regiewechsel--premiere-von--entfuehrung-aus-dem-serail--30839790.html


추가로 이 프로덕션에 출연한 한국인 소프라노 손나래(블론데 역)에 대한 호평을 소개하자면...


"블론데 역의 손나래는 재치와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녀가 오스민과 가장 낮은음을 두고 경쟁하는 장면에서 모차르트 음악에 유머를 어떻게 불어넣는지 놀랍다."

https://www.ndr.de/kultur/buehne/Entfuehrung-aus-dem-Serail-feiert-Premiere-an-der-Staatsoper,staatsoper242.html

"특히 어두운 오스민 역의 크로아티아 베이스 안테 제르쿠니카와 반항적인 블론데를 노래한 밝고 유연한 소프라노 손나래가 설득력이 있었다" 

https://ondemand-mp3.dradio.de/file/dradio/2021/10/18/mozarts_entfuehrung_aus_dem_serail_an_der_staatsoper_hamburg_dlf_20211018_2040_ddf86e5f.mp3


지난 10월 17일에 개막공연을 가진 함부르크 슈타츠오퍼의 새로운 프로덕션 <후궁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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