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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 Nov 03. 2021

올가 페레턋코, 바그너 영화, 안나 네트렙코

2021년 11월 첫째 주 세계 성악계 소식

디바가 엄마가 된다면 - 자장가 음반을 발매한 소프라노 올가 페레턋코

20년 차 오페라 가수 올가 페레턋코 (Olga Peretyatko).

올해 2월 코로나 락다운일 때 그녀는 텅 빈 바덴바덴 축제하우스에서 차이코프스키 오페라 <마제파> 중 마리아의 자장가를 러시아로 부른 적이 있었음.

원래는 키릴 페트렌코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과 바덴바덴 부활절 축제에서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취소됐던 것.

당시 페레턋코는 첫 출산 후 겨우 3주 만이었지만, 문제없이 무대에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목소리와 컨디션을 유지했다고 함. 


"딸을 출산한 이후 목소리가 더 깊어지고 강해졌습니다."


그녀는 락다운 기간을 자장가 음반 녹음하는 데 사용함. 

그녀가 수학한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의 반주과 교수 세미온 스키긴(Semjon Skigin)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었다고. 

음반은 히브리어, 아랍어, 아르메니아어 등 9개 언어로 된 22개의 자장가가 수록됨.

'지극히 개인적인' 음반이라고 밝힌 이 앨범의 이름은 '마야를 위한 노래들(Songs for Maya)'.

그녀의 레가토는 최고의 경지를 보여주고, 스키긴의 섬세한 피아노는 거대한 자유를 가능케한다고. 

중국 곡을 비롯, 드보르작, 브람스, 거쉬윈, 슈만, 레거 등의 곡이 수록됨.  


https://youtu.be/u31pw5KhB4k

바덴바덴에서 올가 페레탓코가 부르는 '마리아의 자장가'(차이코프스키 오페라 <마제파> 중)

https://www.tagesspiegel.de/kultur/die-sopranistin-olga-peretyatko-wenn-eine-diva-zur-mutter-wird/27754108.html


영화 <바그너, 바이로이트 그리고 나머지 세계> - 추악한 인간, 천상의 음악

미국 음악평론가 알렉스 로스의 말: "바이로이트는 여름이 되면 '오래된 문화'를 위한 디즈니랜드가 된다. 그 안에서 짧은 시간 동안 마이너리티들은 메이저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감독은 악셀 브뤼게만.

바이로이트와 바그너의 음악에 대한 매혹을 고취시키고 또 공유하는 것이 영화의 목적. 

다양한 바그너 애호가를 보여주면서 누구나 바이로이트에 다가갈 수 있음을 증명하듯 보여줌. 

(바그너에 대한 권위 있는 해석으로 유명한)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 (바그너를 잘 부르는 가수인) 테너 표트르 베찰라, 연출가 베리 코스키 같은 바그너 해석자들 뿐만 아니라, 바이로이트의 정육점, 호텔리어, 취미로 바그너 음악을 지휘하는 일본인 기계 공학도도 소개함. 

극도의 반유대주의로 유명한 바그너의 음악을 연주하는 젊은 이스라엘 바순 연주자와 바그너 음악 출현을 학문적인 오리엔탈리즘과 병행하여 설명하는 아부 다비의 문화부 장관도 출연한다고. 

영화는 사람들이 출신에 상관없이, 음악 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바그너의 음악에 감동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함.

또한 현재 바이로이트 축제를 이끌고 있는 카타리나 바그너도 스케치하고 있음.

"바그너의 후손이라는 기쁨은 제한적입니다. 항상 편견, 그리고 상투적인 생각과 싸워야 하죠."

라고 바그너의 증손녀는 밝힘.

독일에서는 이번 주 목요일부터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DVD로도 발매된다고 함.  

https://www.faz.net/aktuell/feuilleton/kino/dokumentarfilm-zu-richard-wagner-und-bayreuth-17603641.html


요리책을 출간하는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현재 오페라 계의 슈퍼 스타 안나 네트렙코의 팬들은 그녀가 얼마나 음식을 좋아하는지 이미 알고 있을 것. 

그녀는 인스타그램에서 그녀의 특별한 패션뿐만 아니라 미식 여행을 공유하고 있음.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요리하는 것을 즐기는 네트렙코가 첫 번째 요리 책을 내놓음. 

타이틀은 "내 삶의 맛(Der Geschmack meines Lebens)".

에너지 스무디 "The Bomba"부터 고전적인 러시아 요리를 거쳐, "토끼고기를 곁들인 탈랴텔레"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고 국제적인 요리를 보여줌. 

토마토를 유독 사랑하는 그녀는 디저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이 부분은 비중이 적다고 함. 

기사에 따르면 이 책의 핵심 문장은 레시피 중 하나가 아니라 서문에 있다고 함. 


"저는 사람들을 위해 요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예술적인 무언가를 달성하려면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고통받기 싫어요, 행복하고 싶어요!"


고통받는 예술가만이 위대한 업적을 성취할 수 있다는 거대한 신화는 이제 지나간 이야기라는 게 필자의 주장. 미켈란젤로는 "예술은 고통에서 가장 숭고한 영감을 얻는다"라고 말했지만 그가 그 거대한 프레스코화를 그릴 때 오직 말라비틀어진 빵만 먹었을 거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다고. 


안나 네트렙코는 남다른 경험을 한 적 있음. 서서히 무너지는 구소련 체제하의 어린 시절, 그녀는 식량 부족과 상점 앞의 오랜 줄 서기를 기억하고 있음. 그리고 그녀가 성악도로서 훈련받던 시절과 오페라 가수로서의 경력 초반기에는 많은 궁핍함과 어려움이 있었음. 


현재 그녀는 빈에 있는 그녀의 아파트에서 가정부 마리야와 함께 준비하는 다양한 가정식 요리에서 분명히 에너지를 얻을 것. 그리고 그전에 쇼핑을 하고, 가급적이면 시장에서 장을 본다고. 그녀가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서 친구와 가족을 위해 늦은 밤까지 요리를 해준다면 필자도 기꺼이 참석해서 맛보고 싶다고 함. 

https://www.br-klassik.de/aktuell/meinung/anna-netrebko-kochbuch-oper-leben-1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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