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첫째 주 세계 성악계 소식
(관련 뉴스가 너무 많아서 헤드라인과 요약 위주로 소개할게요.)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스타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에게 쏟아지는 입장 표명 압력
뮌헨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밀라노 라 스칼라는 '푸틴의 심복(Putin-Protégé)'에게 최후통첩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라는 것.
안나 네트렙코 또한 그동안 푸틴의 정책에 찬성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음.
한편, 다른 러시아 출신 예술가들은 분명히 전쟁에 반대함.
게르기예프는 2014년에 크림반도를 불법으로 병합한 러시아에 찬성을 밝힌 바 있음.
또한 푸틴의 동성애 반대 법안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서 독일에서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옴.
지난 2월 25일 뮌헨 시장 디터 라이터는 게르기예프에게 명백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청함.
뉴욕 카네기홀은 이미 게르기예프 공연 계약을 취소함.
지난주 금요일부터 빈 필과 그곳에서 콘서트를 했어야 했지만 그의 자리는 뉴욕 메트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인 야닉 네제 세갱이 대신함.
밀라노 시장 쥬제페 살라 또한 게르기예프에 입장 표명을 하라며 최후통첩을 보냈음.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의 경우는 푸틴의 재선을 위해 공개적으로 캠페인을 벌인 바 있음.
2014년에는 분리주의자 지도자와 함께 부주의한 사진을 찍어서 스캔들이 되었고, 러시아-오스트리아 이중 국적을 가진 그녀는 당시에 오스트리아 외무부로부터 비판을 받았음.
지난가을에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50세 생일을 기념하는 갈라 콘서트를 가짐. 방송으로 중계된 이 콘서트에서 크렘린 궁 대변인이 푸틴의 축하 편지를 낭독하기도 함.
2월 26일에 그녀는 인스타그램에 전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
"나는 러시아인이고 조국을 사랑하지만 우크라이나에는 많은 친구가 있고 고통과 비애가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 전쟁이 멈추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기를 바란다. 그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고, 내가 기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네트렙코 부부는 "예술가나 공인이 정치적 견해를 알리고 조국을 모욕하도록 강요하는 것"에는 반대함. 이것은 자유로운 선택이어야 한다고.
"나는 정치가가 아니고 예술가이며 내 목표는 정치적인 차이를 넘어서 단결하는 것이다."
그 외 지휘자 세미욘 뷔히코프, 키릴 페트렌코 등은 푸틴에 대한 강한 비판을 밝힘.
논란의 발레리 게르기예프
바이로이트에서 게르기예프는 메르켈 수상 앞에서 푸틴의 정책을 거듭 칭찬한 바 있다고. 이제 뮌헨은 그를 지우고 싶어 함.
푸틴의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에게 입장을 표명하라는 목소리가 높음. 그의 서방세계 캐리어가 위태롭다.
https://www.wienerzeitung.at/nachrichten/kultur/klassik/2139299-Wladimir-Putins-Dirigent.html
안나 네트렙코: 전쟁에는 반대하지만 푸틴에게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논평-안나 네트렙코의 아름다운 환상: 예술은 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2014년 도네츠크의 러시아 분리주의자들에게 100만 루블(약 15,000유로 - 약 2천만 원)을 기부했을 때 이렇게 믿었을 것이다. 이 돈은 폐허가 된 극장을 위해 기부한 것이다. 당시 갈등 현안에 대해 물었을 때 그녀는 정치적인 태도를 고집했다. "나는 정치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나는 단지 예술을 지원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수표를 건네면서 분리주의 깃발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그녀는 이것이 정치적인 행위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이해하고 싶어 하지 않은 것 같았다."
https://www.wienerzeitung.at/meinung/kommentare/2139280-Die-schoene-Illusion-der-Anna-Netrebko.html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안나 네트렙코: 이들과 너무 오래 음악을 했나?
이들이 푸틴과 거리를 두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콘서트가 취소되고 있다. 예술가들은 정치적 입장을 취해야 하나? 음악 저널리스트 악셀 브뤼게만은 그렇다고 말함.
넵트렙코의 공연을 취소하는 뮌헨 바이에른 국립오페라
뮌헨 바이에른 국립오페라 감독 세르게 도르니는 네트렙코의 모든 공연을 당분간 취소한다고 화요일 트위터에 밝힘. 이유는 푸틴과의 '충분한 거리 부족'.
그녀는 밀라노 라 스칼라에서의 공연이 취소된 후 앞으로 몇 달 동안의 다른 모든 콘서트도 취소함.
향후 몇 달간의 콘서트 일정을 취소한 네트렙코
밀라노 라 스칼라에서의 공연이 취소된 후 콘서트 일정을 취소했다고.
"무대에 서고 음악을 하기에 내게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밝힘.
https://www.derstandard.at/story/2000133740969/netrebko-sagt-auftritt-an-mailaender-scala-ab
상임지휘자 자리와 수많은 연주를 잃게 된 게르기예프
푸틴과의 친밀한 관계 때문에 그는 밀라노, 뉴욕, 파리, 뮌헨, 함부르크 등에서 자리를 잃게 됨.
게르기예프를 두둔하는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
틸레만이 동료 지휘자 게르기예프가 "훌륭한 지휘자"라고 말하며 존경을 표하면서
게르기예프와 관련된 사건에 "너무 악의적이다"라고 불만을 표함.
https://www.derstandard.at/story/2000133780582/thielemann-beklagt-im-fall-gergijew-zu-viel-haeme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가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쓴 글귀가 떠오르네요.)
(2번과 3번은 넘치도록 갖추고 있는 게르기예프와 네트렙코. 톨스토이가 우리 시대에 있었다면, 그가 원하는 '동시대 최고의 세계관'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