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시간을 견디며...
약과 커피를 과하게 먹어서 그런가 살면서 처음으로 불면증의 괴로움을 느껴보게 되었다. 나는 학생 때 우울증으로 인해 과수면 증상이 있었어서 오히려 잠을 그만 자야 했었는데, 불면증은 자고 싶어도 잠에 들지 않으니 좀 더 괴로운 거 같다.
아픈 눈과 머리를 부여잡고 잠들려고 노력했다. 하나님께 기도도 했다. 하나님 제가 잘 자도록 해주세요 너무 피곤해요 어쩌구저쩌구. 들어주시진 않았다. 여태 눈을 뜨고 있으니 말이다.
잠에 못 드는 김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과거의 실패는 현재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기억하고, 미래엔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끄적거렸다. 한참 정리하고 나도 시간은 얼마 안 지나있었다. 잠을 편하게 자는 것도 감사한 일이구나... 새삼 감사할 거리를 찾았다.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로 일어났다. 내 무릎은 그 어느 일기예보보다 정확하게 비 오는 날을 알아채고 욱신거리며 날씨를 알려주었다. 제대로 잠도 못 잤는데 눈은 무진장 일찍 떠진 게 억울했다. 다시 자려고 편한 자세를 찾아 몸을 이리저리 돌렸지만... 그저 이불 위에서 굴러다닌 사람이 되었다.
내 이상한 수면패턴을 이제는 고쳐먹길 포기했다. 그래도 아침 시간에 글을 적는 건 좋다는 말을 어디서 주워 들어서 오늘 이렇게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