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아로 Jun 12. 2024

SNS에 빠져들었다.

1000명, 1500명... 그리고 2000명이 넘어갔다. 이게 무슨 숫자인가 하면, 바로 내 SNS의 팔로워 숫자다.


처음엔 그냥 재미로 소소하게 시작한 계정에 정을 붙이고 정성을 들이기 시작하자 팔로워가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처음엔 2-3명만 늘어도 재미있었다. 누군가가 내 게시글을 마음에 들어 하다니! 내가 고민하며 써낸 글이 읽힐 때의 짜릿함처럼 찍은 사진과 짧은 멘트에 대한 반응이 돌아올 때면 그렇게 기분이 좋았다. 계정이 커지며 들어오는 협찬들과 여러 제안을 순조롭게 해낼 때도 ‘나 SNS에 소질 좀 있는데?’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한참 여기에 몰두하다 보니 안 좋은 점까지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일상을 모두 사진으로 남겨두어야 할 것만 같은 일종의 작은 강박에 시달리게 되었다는 게 유쾌하진 않았다. 물론 블로그를 쓰면서도 꾸준히 사진을 업로드했다. 조금 다른 점을 짚어보자면 블로그에선 하루를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는데, 다른 SNS에서는 ‘업로드를 위한’ 조금 더 예쁘고 잘 포장된 나를 만들어내어 사진을 찍는 느낌이 강했다.


예쁘게 잘 포장된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그 사진 속의 내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된다. 특별할 거 없는 하루에서도 무언가를 해낸 것처럼 꾸며낸 적도 많다.


누군가에겐 자기 관리의 시작이니 뭐가 문제냐 싶을 수 있지만 워낙 자유롭게 살아온 나는 계속 검열하고 신경 쓰며 업로드하는 것이 조금 진이 빠지는 것도 같았다.


SNS가 내게 득 보다 실이 된다면 과연 나는 업로드하기를 그만둘 수 있을까? 당장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여태 적은 모든 내용이 배부른 소리일 수 있겠지만, 그냥 요즘 내 최대 관심사에 대해 끄적거려 보았다. 다른 건 다 놓게 되어도 글쓰기는 다시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서.

작가의 이전글 14살, 첫 연애의 시작과 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